민주당 후보로 평택병에서 당선
민노총 사무금융노조위원장 출신
"온라인도매시장법 등 입법 추진할 것"
22대 총선에서 경기 평택시 병 선거구에서 승리해 국회에 입성하게 된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입버릇처럼 쓰는 단어 가운데는 ‘성과’라는 말이 있다. 노조에 있었을 때도, 정치에 입문한 뒤에도, 국회의원에 뽑히게 된 뒤에도 늘 ‘성과’를 말한다. 믿고 지지한 이들에게 되돌려 줄 것은 오직 ‘성과’라는 믿음 때문이다.
‘할 말 하고 할 일 하겠다’를 선거 슬로건으로 내세웠던 그는 지난 21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강성노조라는 것도 실질적으로 조합원들에게 도움이 되는 성과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도 정치하면서 성과 내는 정치를 하겠다는 각오를 갖고 있다"고 했다. 노조 활동에서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 펼쳐 보일 4년간의 의정활동의 ‘성과’를 통해 유권자들의 선택이 옳았음을 보이겠다는 것이다.
이번에 처음으로 국회에 입성했지만, 그의 정계 입문은 4년 전으로 돌아간다. 김 당선인은 "사실 4년 전에 민주당에 (인재로) 영입이 됐는데 당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비례대표 공천을 받는 대신 지역구에 가게 됐다"면서 "3월 2일에 지역구 공천을 받았는데 선거는 그 다음 달 15일이었다. 한 달 반 열심히 선거를 치렀지만 결국 1.56%포인트 차이로 낙선했다"고 소개했다.
당시 가장 먼저 느꼈던 감정은 ‘막막함’이었다. 처음 해본 정치였는데 선거에는 떨어졌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아무것도 알 수 없는 느낌. 그의 선택은 ‘낙선 인사’였다. "속으로는 울면서 아침저녁으로 낙선인사를 했다"면서 "상대 후보는 제가 결국 평택을 떠날 것이라고 했는데, 저는 유권자들에게 평택을 제2의 고향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그 약속을 지켜 냈다"고 했다. 지난 4년간 그는 지역위원장으로 지역을 다지는 동시에 당 비상대책위원, 대변인, 당대표 언론특보 등을 맡으며 정치적 체급을 키웠다. 그 결과 이번 총선에서는 9.23%포인트 차이로 승리했다.
정치인 이전에 김 당선인은 사실 ‘우분투’라는 말로 유명했다. 금융회사에 입사했다, 넥타이 부대로 상징되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사무금융노조의 위원장을 맡았던 그는 2017년 촛불혁명 이후 사무금융노조의 미래를 그리는 과정에서 불평등과 양극화 문제가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라는 결론을 내렸다. 김 당선인은 "노조는 그동안 이 문제를 투쟁해 해결하려고 했다. 비정규직 문제나 원·하청 문제를 모두 기업과 정부에서 해결하라고 주장하는데, 해결의 주체는 기업과 정부라는 인식이 깔린 것"이라며 "그 인식을 깨고 불평등, 양극화 해소를 위해 노조가 주도적으로 나서,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차원에서 우분투 재단을 만들게 됐다"고 했다.
우분투는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을 통해 알려진 아르카라 코사족의 단어로, ‘네가 있기에 내가 있다’는 뜻이다. 이 단어를 ‘상생과 연대, 공존’을 의미한다고 해석한 김 당선인은 "우리나라의 전태일 정신이랑 똑같은 것"이라며 "거기에 착안해 우분투 재단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우분투 재단은 기업과 노조가 함께 출연해 만든 재단으로 비정규직 문제나 특수고용자 문제 등 다양한 사회연대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정치권에 입문하게 된 배경도 이 우분투 재단과 맞물려 있다. 그는 민주당 내 주요 인사들의 추천을 받아서 인재로 영입되는 방식으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한국노총의 경우 정책연대 등을 통해 지도부급 인사들이 정치권에 입문하는 일들이 있었지만, 민주노총의 경우 정책협약 등이 없는 상황에서, 우분투 운동 등을 눈여겨본 민주당 내 인사들이 천거만으로 정치권에 스카우트 된 것이다.
법대를 나와 카드회사 법무팀에서 일했던 그는 어떻게 노동운동에 뛰어들었을까. 김 당선인은 "직원들의 송사나 이런 일들에 대해 도움을 주기도 하고 성격 탓인지 직장 내 갑질을 보면 상사들에게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충고도 하곤 했는데, 이런 모습을 노조가 주목해 같이 일하자고 했다"면서 "당시 거절을 했는데 계속 제안이 들어와 결국 하게 됐다. 그렇게 20년간 노동운동을 했다"고 술회했다.
김 당선인은 의정활동이 시작되면 온라인 도매 시장법을 만들어 성과를 내겠다고 했다. 그는 "온라인을 통해 경매를 할 수 있는 법인데, 이를 통해 유통단계를 판매자, 구매자, 소비자로 단축할 수 있다"며 "(유통단계가 줄어) 물가도 낮추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소개했다. 김 당선인은 "전국에 32개 정도의 도매 시장이 있는데, 가령 제 지역구인 평택의 경우 생산한 농산물을 서울 가락시장에 보내 경매를 거친 뒤, 다시 가져온다"며 "유통마진이 50%가량이니 평택주민들이 직거래 했다면 절반에 살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농산물유통센터를 평택에 건립해 지역 농가 소득 증대는 물론 수도권 농산물 가격 안정을 도모하겠다"고도 했다. 이 외에도 김 당선인은 "노란봉투법과 같은 노동 관련 현안에 대해서도 보조를 맞추고, 사회연대 운동 등과 관련된 법안도 만들고 싶다"며 "사회연대의 법적 제도화 방안 등도 입법을 통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국회에서 노동 출신 의원들과 일종의 노동 블록을 만들어 의제를 제시하고 당론을 채택하는 과정 등을 밟겠다"고 했다.
지역 현안과 관련해서는 평택까지 이어지는 GTX 노선과 관련해 국비 지원을 늘리겠다고 했다. 그는 "GTX A선 C선이 평택까지 연장이 결정됐는데 연장 비용이 평택시 지자체 비용으로 하게 됐다"며 "그 비용이 3700억원에 이르는데, 이와 관련해 국비가 지원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미군 기지 이후 계속 연장됐던 평택시 특별지원법과 관련해 미군기지 이전 특별법을 만들어 일몰 없이 상시적으로 지원이 가능하도록 바꾸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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