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의대 정원이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확대되면서 지방 유학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전망이다.
26일 교육계에 따르면 40개 의대는 2025학년도에 기존보다 1509명 늘어난 4567명을 선발하는 가운데 증원분은 모두 비수도권 지방 의대와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의대에 배정됐다. 증원과 함께 정부는 비수도권 의대에 지역인재전형을 60% 이상으로 선발하도록 권고했다. 이에 비수도권 의대 지역인재전형 선발 인원은 2000명에 육박하게 된다.
앞으로 비수도권에서 의대 가기가 더 쉬워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어렸을 때부터 자녀를 비수도권으로 보내 의대 진학을 준비하는 지방유학이 입시의 새로운 경향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의대와 같은 최상위권 대학에 자녀를 보내기 위해 사교육 중심지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으로 이사해야 한다는 인식이 뒤바뀌고 있는 것이다.
서울에서 비수도권으로 이사하려는 학부모들도 나타나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서울 강남지역에서 강원이나 충청으로 이사하는 것이 좋은지 문의하는 학부모들이 있다"며 "특히 충청권에 인접한 경기권에서 이사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학부모들이 많다"고 전했다.
서울대 등에 진학할 성적권인 수험생들도 이제는 지역 의대로 눈길을 돌리는 분위기다. 이전에는 공부를 잘하면 이른바 '인서울' 진학이 일반적이었지만 앞으로는 비수도권 의대 진학이 더 흔한 일이 될 수 있다. 지역인재전형 확대로 과거엔 의대 진학을 생각지 못했던 수험생들도 이제 의대에 도전해볼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반수, 재수 등으로 의대 문을 다시 두드리려는 수험생들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비수도권 학원가는 의대 진학을 노리는 수강생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강사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청주의 한 재수학원 관계자는 "의대 입시반 설명회를 열거나, 학교 앞에서 학원 팸플릿을 나눠주는 등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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