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최종훈 설득해 윤규근 이름 알아내
빅뱅 전 멤버 승리를 비롯한 연예계의 성매매 알선 및 마약, 불법 촬영 등 범죄에 공권력이 유착된 것으로 밝혀져 큰 충격을 준 이른바 '버닝썬 사태'를 드러내는 데 고(故) 구하라가 중요한 역할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9일 공개된 BBC 다큐멘터리 '버닝썬·K팝 스타들의 비밀 대화방을 폭로한 여성들의 이야기'에선 버닝썬 관련 취재의 뒷이야기가 상세히 다뤄졌다. 특히 구하라의 제보가 사건의 실마리를 찾는 데 큰 도움이 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앞서 사건 당시 승리, 정준영, 최종훈 등 유명 가수들의 카카오톡 대화 기록을 최초로 폭로한 강경윤 기자는 "대화록에서는 크게 성범죄와 경찰 유착, 두 문제가 드러났다"며 "경찰 유착과 관련해 해당 인물이 실존 인물인지 풀리지 않는 숙제였는데 구하라씨가 등장해 그 물꼬를 터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구하라가 직접 강 기자에게 연락도 했다고 한다. 강 기자는 "(구하라가) 자신이 도울 수 있는 부분을 돕고 싶다고 했다"며 "저는 솔직하게 대화록에 등장했던 경찰이 알고 싶은데 알 방법이 없다고 얘기했더니, 최종훈씨에게 전화를 걸어 알아봐 줬다"고 회상했다.
구하라는 최종훈과 연습생 시절부터 알던 사이로 알려졌다. 당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나온 '경찰총장'으로 불린 윤규근 총경의 이름을 최종훈으로부터 알아낸 게 구하라였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구하라의 친오빠인 구호인씨는 "동생이 (최종훈에게) '기자님에게 네가 알고 있는 걸 솔직하게 말하라'라고 설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시 대화 내용을 옆에서 들었는데, '종훈아 내가 도와줄게, 그대로 얘기해'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한편 승리는 2019년 클럽 버닝썬 사태의 핵심 인물로 상습도박, 성매매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총 9개 혐의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는 지난해 2월9일 만기 출소했다.
구하라는 2019년 11월24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그는 전 남자친구인 최종범씨의 폭행, 불법 촬영 등 혐의를 둘러싸고 법정 공방을 벌였다. 대법원은 2020년 10월15일 최씨에 대해 원심과 동일한 징역 1년의 실형을 확정했다. 그러나 불법 촬영 혐의에 대해서는 원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로 봤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독감인줄 알았는데 열이 안 내려"…마이코플라스...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