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자가 증여세를 줄이기 위해 딸에게 재개발 지역 땅을 편법증여했다는 의혹에 대해 "세무사의 자문에 따른 절세 차원이었다"며 사실상 시인했다.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 오 후보자는 "딸에게 땅을 증여하면서 증여세를 절감하기 위해 3억5000만원을 주고 어머니 명의의 땅을 사게 한 것이 맞냐"는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오 후보자는 "3억5000만원을 증여하면서 증여세 4850만원을 냈다"면서 "그런 부담이 있는 상황에서 세무사와 상의해 자문을 따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절세가 이뤄진 부분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점에 대해서 사죄하는 바"라고 덧붙였다.
앞서 오 후보자의 딸 오모씨는 20살이었던 2020년에 모친 명의로 된 경기 성남시 산성 구역의 재개발 땅 약 18평과 건물을 4억2000만원에 구매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재개발로 부동산 가격이 오르기 전에 오 후보자가 증여세를 아끼기 위해 자녀에게 편법적으로 재산을 증여한 것이란 의혹이다.
오 후보자는 또 자신이 근무하던 법무법인에 배우자를 전담 운전기사로 채용해 5년간 약 2억8400만원의 급여를 받도록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송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아내가 송무지원, 운전기사 등 직무를 수행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항변했다.
아울러 2021년 12세 아동을 강제추행한 의붓아버지를 변호하면서 '피해자의 어머니가 이혼 및 재산분할 소송에 이용하려는 의도로 사건을 조작했다'는 변론을 펼쳐 논란이 된 것과 관련해 "2차 피해를 입은 피해자가 있다면 송구하다"고 말했다. 다만 "기본적으로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 변론을 하다보니 벌어진 일"이라며 "실체적 진실을 다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일방 피고인의 이익을 대변하다 보니 벌어진 일로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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