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는 71세 작가"
15일(현지시간) 총에 맞아 위중한 상태로 병원에 옮겨진 로베르토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가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는 아니라고 슬로바키아 정부가 밝혔다.
토마스 타라바 슬로바키아 부총리는 이날 영국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내가 아는 한 수술은 잘 진행됐고, 그는 결국 살아남을 것으로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지 언론사 악투알리티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피초 총리의 수술이 끝났고, 안정적인 상태에 있다고 보도했다.
슬로바키아 정부에 따르면 피초 총리는 이날 오후 2시 30분께 수도 브라티슬라바 외곽 마을에서 각료회의 개최 후 복부와 가슴 등에 총탄 다섯발을 맞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구급대는 피초 총리를 인근 도시인 반스카 비스트리카 병원으로 옮겨 4시간가량 응급수술을 진행했다. 슬로바키아 방송 TA3을 인용한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 보도에 따르면 현재 수술 뒤 24시간 인위적 혼수상태로 치료 중이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검거됐다.
마투스 수타이 에스토크 슬로바키아 내무장관은 피초 총리에게 총을 쏜 혐의로 체포된 용의자는 71세 작가라고 밝혔다. 에스토크 장관은 앞서 브리핑에서 이 암살 시도에는 정치적 동기가 있다고 밝혔다.
용의자의 아들은 슬로바키아 언론에 "아버지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무슨 계획을 세웠는지,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모른다"고 밝혔다.
AFP는 용의자가 8년 전 온라인에 게시된 동영상에서 이민과 증오, 극단주의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유럽 정부를 비판했고, 레비체 지역에서 '폭력 반대 운동'이라는 단체를 설립했다고 보도했다.
피초 총리는 세 차례 총리를 지냈다. 2006∼2010년 첫 임기에 이어 2012∼2018년 집권했다. 이어 지난해 10월 총선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하는 친러시아 여론을 등에 업고 승리하며 총리직에 복귀했다.
최근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는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매주 열리고 있다. 슬로바키아 야권은 피초 총리가 이끄는 정부가 공영 언론을 장악하고 있다며 주장하며 시위를 이끄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자나 카푸토바 슬로바키아 대통령은 "잔인하고 무자비한 공격을 규탄한다"며 피초 총리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고 성명을 냈다. 슬로바키아 의회는 이번 사건의 중대성을 고려해 휴회한다는 방침이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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