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이후 예산 59%만 집행
입건률 1% 미만·기소율 0.2%
3년간 검사·수사관 30명 사표내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공수처)가 2021년 출범 후 지금까지 받은 800억원이 넘는 예산 중 59%만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공수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수처는 출범 후부터 올해 5월까지 총 813억 6000만원의 예산을 받았다. 그중 482억 2300만원을 집행해 약 41%의 예산은 집행되지 않았다.
연도별로 보면 공수처는 2021년도에 232억 2000만원의 예산을 받아 139억 4600만원을 집행해 집행률 60.1%를 기록했다. 92억 7400만원의 예산이 이월 또는 불용처리됐다. 2022년엔 197억 7700만원의 예산을 받아 144억 6600만원만 집행했다. 지난해엔 176억 8300만원의 예산 중 154억 6100만원을 집행했다.
올해는 지난해 대비 29억 9700만원 늘어난 206억 8000만원의 예산을 배정받았으나, 지난 8일 기준 44억5000만원을 집행해 집행률은 21.5%에 머물고 있다.
공수처의 사건 처리 실적도 부진하다. 공수처 출범 첫해인 2021년 1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총 3025건의 사건을 접수받았는데, 24건만 입건해 입건율은 1%보다 낮다. 접수사건 대비 기소율은 0.2%다. 공수처는 2022년 3월부터 올해 4월 말까지 5476건의 사건을 접수받아 11건 만을 공소 제기했다.
공수처가 김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공수처 출범 이후 3년간 사표를 쓴 검사·수사관은 30명이다. 올해 5월까지 퇴직한 33명 중 30명이 '개인 사정'을 이유로 중도 퇴직했고, 임기 만료에 따른 퇴직자는 3명뿐이었다. 4월 말 기준 검사(정원 25명)는 6명, 수사관(정원 40명)은 4명이 결원 상태다. 행정직원만 20명 정원을 채워 근무 중이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권 시절 민주당이 강행해서 출범한 공수처는 그동안 반복적으로 정치적 편향 논란에 휘말렸고 성과도 변변치 않아 애초에 왜 만들어졌는지 어리둥절해하는 국민들이 많다"며 "이번 인사청문회를 통해 공수처장에 적임자를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수처의 장래에 대해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진영을 떠나 공수처의 쇄신과 탈바꿈 방안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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