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진 군, 5·18 왜곡 게임 제보…“학교서 배워 알게 돼”
고려인가족카페 대표 텐올가씨, 이군에게 장학금 전달도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한 게임을 제보한 이호진(12·부산)군에게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강 시장은 13일 오후 이호진군과 가족을 광주시청으로 초청해 “5·18 역사 왜곡을 막아내는 큰일을 해냈다. 진심으로 깊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13일 오후 이 군과 가족을 광주시청으로 초청해 역사 왜곡 근절에 나서게 된 과정 등을 묻고, 표창했다. 강 시장은 “5·18 역사 왜곡을 막아내는 큰일을 해냈다. 진심으로 깊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부산에 사는 이호진군이 제보한 게임은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장소인 광주 금남로 일대를 배경으로 만든 게임 ‘그날의 광주’다. 5·18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고 표현하고, 군인이 시민군에게 총을 쏜다. 북한군도 등장한다.
이군은 5·18 폄훼와 왜곡 내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언론에 적극 제보해 게임 삭제와 제공사의 공식 사과를 끌어냈다.
5·18 희생자와 유족의 권익을 보호하고 5·18의 진실을 지켜 낸 이 군의 정의롭고 용기 있는 행동은 모든 시민의 귀감이 됐다.
이호진 군은 “학교 수업에서 배운 5·18 역사 덕분에 게임의 역사 왜곡을 알았다. 왜곡 게임이 삭제돼 속이 편안하다”며 “이렇게까지 될 줄 몰랐지만 친구들은 잘했다고, 어른들을 장하다고 칭찬해주셨다. 광주에 처음 와봤는데, 시장님 만나는 것이 특히 기대됐다”고 말했다.
이군의 어머니는 “공익제보가 뜻깊고 의미 있다는 것을 잘 알지만, 뒷일이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며 “아이가 정의를 지키겠다는 생각으로 한 행동이어서 무한으로 지지해주고 싶다. 뜻깊은 일을 했으니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이고, 큰 성장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군은 이날 옛 전남도청 등 5·18민주화운동 사적지를 방문하며 5·18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며 뜻깊은 하루를 보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정치적 극단주의와 역사 왜곡은 일상에서 끊임없이 이뤄지는 만큼 건강한 시민들의 노력이 정말 중요하다”며 “우리가 여전히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건 우리 사회에 게임 내용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분명한 거부와 반대의 뜻을 밝힌 평범하고 건강한 초등학생 시민이 있다는 사실이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건강한 시민을 더 많이 길러내기 위해 5·18 관련 교육과 체험을 잘 준비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다”며 “이호진 군은 5·18 역사 왜곡을 막았고, 우리는 이 학생에 대한 비방과 괴롭힘이 있다면 이 또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시민의 장학금 기부도 이어졌다. 고려인가족카페 대표 텐올가 씨는 이 군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며 용기 있는 행동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텐올가 씨는 “고려인들이 광주에서 평화롭게 사는 것은 5·18 덕분이다. 당시 엄청난 희생 속에서도 피와 밥을 나눴던 시민의식이 고려인을 포용했다”며 “시민들의 사랑에 보답하고 싶고, 이호진 군의 용기를 우리 자녀들은 물론 다음 세대에 자랑스러운 본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시는 제보자 보호를 위해 5·18 역사 왜곡 게임 ‘그날의 광주’ 제작자뿐만 아니라, 제보 학생을 대상으로 한 보복성 게임 제작자를 함께 고발 조치했다.
역사 왜곡 신고·접수는 광주시 홈페이지 또는 5·18기념재단 홈페이지 참여 마당의 5·18 왜곡 제보란에 하면 된다.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yjm30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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