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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호러를 주류로…'B급 영화 대부' 로저 코먼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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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부터 저렴한 비용으로 300편 제작
"많은 돈 들여도 아이디어·캐릭터 나쁘면…"
프랜시스 드 코폴라, 마틴 스코세이지 등 발굴

'B급 영화의 대부' 로저 코먼이 별세했다. 향년 98세.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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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버라이어티 등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 9일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 있는 자택에서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 유족 측은 성명을 내고 "코먼이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냐는 물음에 '나는 영화감독이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영화계의 입지전적 인물이다. 20세기폭스사에 문서배달사원으로 입사해 이야기 분석가를 거쳐 메가폰까지 잡았다. 할리우드에서 가장 성공한 독립영화 제작자로 명성을 쌓았다. 1953년부터 저렴한 비용과 편당 1~2주가 채 안 되는 시간을 들여 영화 300여 편을 연출·제작했다.


장르는 대부분 싸구려로 취급받던 SF와 호러였다. 이미 고전이 된 '괴물 게떼들의 공격', '공포의 구멍가게', '갈가마귀', 'X레이 눈을 가진 사나이', '와일드 엔젤스' 등을 자신만의 독창적 세계관으로 구현했다. 수익을 페데리코 펠리니, 잉마르 베리만 등 외국 거장들의 예술영화를 수입·배급하는 데 사용해 짭짤한 수입도 올렸다.


코먼은 2000년 출간한 저서 '나는 어떻게 할리우드에서 백 편의 영화를 만들고 한 푼도 잃지 않았는가'로도 큰 관심을 받았다. 그해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은 그는 "책 제목은 사실과 조금 다르다. 내가 만든 영화는 300여 편이고, 이 가운데 280여 편에서 수익을 남겼다"고 말했다.

영화 '어셔가' 스틸 컷

영화 '어셔가'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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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비결에 대해선 "아무리 많은 돈을 들여도 기본 아이디어와 캐릭터가 나쁘면 소용이 없다"고 단언했다. "돈을 쓰려면 제대로 써야 한다. 두 사람이 방 안에서 왔다 갔다 하는 장면을 찍는데 왜 80만 달러씩 들여야 하나? 난 그런 방식의 영화제작에 동의하지 않는다."


코먼은 프랜시스 드 코폴라, 마틴 스코세이지, 잭 니콜슨, 피터 보그다노비치, 제임스 카메론, 로버트 드 니로, 데니스 호퍼 등 유명 배우와 감독들을 발굴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매번 "이미 정상급에 오른 배우·감독보다 막 영화나 연극을 시작한 사람들을 기용했을 뿐"이라며 손사래를 쳤으나 남다른 중용으로 할리우드의 미래를 밝혔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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