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5000달러 안정적 랠리서
다시 6만달러선 초반까지 되돌림
소비심리 6개월만에 최저 수준
미국에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비트코인 가격도 6만1000달러 이하로 후퇴했다. 지난주 6만5000달러선을 되찾으며 안정적 랠리를 보였지만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이 8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고용지표는 불안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미국 내 인플레이션은 다시 속도가 붙으면서 소비심리는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얼어붙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1일(한국시간) 오후 1시10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대비 3.3% 내린 6만766.51달러를 기록 중이다. 일주일 전 대비로는 3.21% 내렸고, 한 달 전 대비로는 13.92% 떨어졌다. 1년 전 대비로는 121.08%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5일 6만2000달러선에서 출발한 후 반등해 지난 6일 6만5000달러선을 회복했다. 이후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고 10일 오후부터 이날 새벽까지 변동성이 커지면서 6만1000달러선도 무너졌다. 이날 새벽에는 장중 최저 6만208.78달러까지 내리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가격 약세는 대규모 자금이 유출된 영향이다. 실제로 지난 10일(현지시간) 오후 5시 반 기준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하루새 가상자산 시장에서 1억5000만달러 이상의 포지션이 청산됐다. 900만달러 이상의 롱(매수) 포지션이 청산됐고, 6000만달러 이상의 숏(매도) 포지션이 청산됐다. 이는 5100만달러가 넘는 규모다.
이 같은 추세는 미국 매크로 환경에 대한 우려와 연관이 깊은 것으로 관측됐다. 미시간대학에 따르면 5월 미국 가계가 예상하는 1년 기대인플레이션 예비치는 3.5%로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달 기록한 3.2%보다도 0.3%포인트 올랐다. 5월 미국의 소비자심리지수(예비)는 67.4로 4월 77.2에서 하락했다. 76으로 내릴 것이라는 전문가 예상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반면 미국은 기준금리 인하와 관련해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 로리 로건 미국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10일(현지시각)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미국 중앙은행의 목표치인 2%로 낮출 만큼 충분히 긴축적인지는 분명하지 않으며, 물가 압력이 여전히 너무 강하기 때문에 금리를 인하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전문지 코인데스크는 "스태그플레이션적인 미국 경제지표와 미국 당국의 매파적 발언이 낙관적인 분위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다른 가상자산 전문지 코인게이프 역시 "비트코인 가격은 미국 내 긴축적인 경제 상황 때문에 강세 모멘텀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얼터너티브에 따르면 이날 기준 투자심리를 지수로 표시한 공포·탐욕 지수는 53점(탐욕)이다. 지난주는 67점(탐욕)을 기록했다.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 지수는 0점으로 갈수록 투자에 대해 비관하는 극도의 공포를 느끼고, 100점에 근접할수록 낙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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