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미국의 협력단계는 전례없는 수준"
"동맹국들과 비공개 대화로 이견 풀 것"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남부 라파 공세시 무기지원 중단을 경고한데 대해 이스라엘은 비공개적인 대화 방식을 통해 미국과의 이견을 풀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라파 공세와 관련해서는 하마스 근절을 위해 필요하다면 공격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라 미국 정부와 이견 충돌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향후 미국의 군수품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입장이지만, 전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동맹국과 이견은 밀실 대화로 풀어나갈 것"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현지매체인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 방위군(IDF)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무기수송 중단 경고에 대한 질문에 "동맹국들과 비공개 밀실 회담을 통해 모든 이견을 풀어나갈 것"이라며 "이스라엘과 미국의 협력단계는 역사상 전례없는 수준으로 높으며, 특히 미 중부사령부의 작전지원을 높게 평가한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라파 공격시 무기지원 중단을 경고했지만, 실제 공격이 진행되도 충분히 대화로 풀어나갈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CNN과 단독 인터뷰에서 "미국은 여전히 이스라엘 방어에 전념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이 라파에 들어가면 공격용 무기와 포탄을 공급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스라엘이 지금까지 라파와 다른 도시들을 공격하는데 사용했던 무기를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도 이날 상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이스라엘이 전쟁터에 있는 민간인들을 책임지고 보호하지 않는 상황에서 라파 공격에 대한 반대 입장을 처음부터 분명히 해왔다"며 "고폭발성 탄약 1회분 배송을 일시 중단했으며 그 배송을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은 아직 라파에 대한 직접 공세를 개시하진 않은 가운데 라파와 이집트간 연결된 국경지대를 점령하면서 라파 전역을 완전 포위한 상태다. 하가리 대변인은 "우리는 우리에게 올바른 방식으로 라파를 처리할 것"이라며 "하마스가 어디로 가든 우리는 공격할 것이다"라고 라파 공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네타냐후 군수품 자력갱생 지시…전쟁 장기화로 가능성 희박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미국과 하마스 교전에 대한 이견 충돌이 커지자 미국에 대한 군수품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생산능력을 키워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전쟁이 계속되면서 이를 위한 예산조차 잡기 힘든 상황이라 미국 의존도를 줄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전체 군수품의 70% 이상을 미국에 의존한다. 지난해 10월 하마스와 교전이 시작된 이래 미국이 이스라엘에 지원한 군수품 항목은 200여개에 달하며 공중폭격용 미사일과 포탄은 대부분 미국에서 지원한 것을 사용했다. 미국의 군사지원이 중단되면 전쟁을 계속 이어나가기 어려운 셈이다.
이스라엘 정부도 자체 생산능력 확충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전시상황이라 갑자기 생산시설을 갖추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 2월부터 이스라엘 국방부와 재무부에 방위산업 강화 계획을 지시했지만 전쟁이 길어지면서 예산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이 특히 미국에 전적으로 의지 중인 항공기 폭탄 분야서 자립을 원하지만, 자립 준비기간만 2~3년 이상 소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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