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담당 관리가 이민자 적격성 평가
국가 안보 위험 판단될 경우 수일 내 추방
불법이민 초강경 트럼프 의식한 '승부수'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불법 이민자를 신속 추방할 수 있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악시오스 등 현지 언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1월 대선을 앞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취약점인 이민 정책에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이민 담당 관리들이 적법한 서류 없이 미국의 국경을 넘어온 불법 이민자들을 국가안보에 위험이 된다고 판단할 경우 망명을 불허하고 수일 안에 추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새 규칙은 이르면 9일 미 국토안보부(DHS)가 발표할 예정이다.
그동안 미국 남부 국경을 통해 미국으로 유입된 불법 이민자들은 망명 신청 후 허용 여부 결정까지 최대 수년이 걸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될 새 규칙하에서는 국가안보에 위험이 된다고 판단되는 이민자의 경우 신속한 추방 절차를 밟게 된다고 매체는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이번 규칙 마련은 11월 대선을 앞두고 야당으로부터 가장 강한 비판을 받는 이민 정책에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최대 경쟁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불법 이민 문제에 초강경 입장을 고수하며 바이든 집권 시기 빠르게 늘어난 불법 이민자들을 공격 소재로 삼아왔다.
실제로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 등에 따르면 2020년 40만건이었던 불법 월경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인 2021년 165만건으로 4배 이상 폭증했다. 지난해 12월엔 월간 기준 역대 최고치인 30만여명이 미국에 불법 입국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갤럽의 지난 2월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이유 1등으로 '불법 이민'(19%)이 선정되기도 했다.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국경통제 강화 법안을 '안보 패키지'로 묶어 법제화하려 했으나 공화당의 반대로 좌초됐다.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공격 소재를 대선까지 끌고 가고 싶어 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한 탓이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 재가 없이 대통령 권한으로 밀어붙일 수 있는 이민 규칙을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바이든 대선 캠프는 불법 입국한 18세 이하 미성년자를 부모와 격리 수용했던 과거 트럼프 정부의 무관용 이민 정책을 상기하는 온라인 광고를 7일부터 시작했다. 해당 정책은 당시 인권탄압 논란으로 2021년 폐지됐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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