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부, AI 소프트웨어 가드레일 검토
美 첨단기술에 中 접근 제한
상무장관 "美 자본, 中 투자제한 연내 완료"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인공지능(AI) 반도체에 이어 '챗GPT'와 같은 핵심 AI 소프트웨어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막기 위한 가드레일(안전장치)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예고한 미국 자본의 대(對)중국 첨단기술 투자 제한 규정 도입도 올해 안으로 완료할 방침이다.
8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독점·비공개 소스 AI 모델 수출 제한을 포함한 이 같은 내용의 수출 규제 조치 도입을 검토 중이다. 새로운 AI 수출 통제를 적용받을 국가는 중국을 비롯해 러시아, 북한, 이란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치는 미국이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지난 2년간 중국의 첨단기술 개발을 저지해 온 노력의 일환이다. 앞서 엔비디아 제품 등 첨단 AI 반도체의 대중 수출을 제한한 데 이어, 이번엔 AI 소프트웨어의 중국 수출을 통제하려는 것이다.
현재 강력한 비공개 소스 AI 모델을 개발한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 구글, 앤트로픽 등 미국 기업은 정부의 관리·감독 없이 전 세계 어느 나라든 AI 모델을 판매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와 민간 전문가들은 미국에 적대적인 국가들이 AI를 이용해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거나 강력한 생물학 무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MS는 지난 2월 중국, 북한, 러시아, 이란 등과 연계된 해킹 조직이 거대언어모델(LLM)을 악용해 해킹을 시도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미국은 새로운 AI 모델 수출통제 조치와 관련해 지난해 10월 발표한 AI 행정명령에 포함된 기준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행정명령에 따르면 AI 모델 훈련에 필요한 컴퓨팅 성능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개발자들은 AI 모델 개발 계획과 테스트 결과를 상무부에 보고해야 한다. 컴퓨팅 성능에 따라 수출 제한 대상이 되는 AI 모델이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다만 AI 기술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어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가 중국 등의 첨단기술 개발을 강력하게 억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출신인 피터 하렐은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과의 경쟁, 첨단 AI의 위험성을 살펴보는 가운데 AI 모델은 분명히 생각해 봐야 할 명백한 도구이자 잠재적인 관문 중 하나"라며 "수출 통제가 가능한 관문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이 가운데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은 이날 의회에 출석해 대중 수출통제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러몬도 장관은 하원 청문회에서 "우리는 중국이 첨단기술을 확보하지 않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우리는 핵심기술 통제에 집중하려 한다. 우리는 보유하고 있지만, 중국은 접근할 수 없는 기술을 보호하려 하고 있고, 이를 위해 일본, 네덜란드 등 동맹과 공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자본의 대중 첨단기술 투자 제한과 관련해서는 "재무부가 주도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규정이 완료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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