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가자지구 휴전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양측은 또다시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의 휴전 제안이 가자 최남단 도시 라파에 대한 군사 작전을 방해하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자 하마스는 군사 작전을 중단하지 않으면 인질 석방은 없다며 맞불을 놓았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하마스의 제안은 이스라엘의 요구와는 아주 멀다"며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사악한 가자지구 통치 복원과 우리를 파괴하기 위해 군사력을 복원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스라엘은 시민들의 안전과 국가의 미래를 위협하는 어떤 제안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협상팀에 인질 석방 및 안보에 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하라고 지시했다"고도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휴전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하마스를 대상으로 한 군사 작전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이날 아침 라파에서 이집트로 통하는 국경 검문소의 가자지구 쪽 구역을 장악했다.
오사마 함단 하마스 대변인은 이날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라파에서 이스라엘의 군사 공격이 계속된다면 휴전 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공은 이제 네타냐후 쪽으로 넘어갔다"며 "라파 국경은 온전히 이집트와 팔레스타인 사이의 국경이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이날 카타르, 미국, 이집트의 중재자들이 카이로에서 하마스 대표단과 가자지구 휴전 논의를 하고 있다. 이스라엘도 중간급 관리로 구성된 협상단을 파견해 중재국의 휴전안을 수용한 하마스의 의도를 파악하겠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하마스가 가자협상에서 수용하기로 결정한 휴전안의 핵심은 '지속 가능한 평온(sustainable calm)'이지만 용어의 해석 차이가 발생할 수 있어 진통이 불가피하다. 미국 백악관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양측 입장차를 좁힐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최대 우방국이지만 라파 작전에는 줄곧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 이와 관련해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에 정치적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정밀폭탄의 선적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보잉사가 제조한 정밀유도폭탄의 일종인 합동직격탄(JDAM)을 이스라엘에 판매하는 건에 대한 승인을 보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CNN도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로 가는 미국산 탄약 선적 한 건을 일시 중단했다면서 이유는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그간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수많은 민간인이 숨지고, 이스라엘이 구호품을 전달하는 인도주의 단체 차량을 공격한 뒤로 미국이 이스라엘 지원에 조건을 달아야 한다고 조 바이든 대통령을 압박해왔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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