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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사업 공들인 한섬…성과는 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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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섬, 한섬라이프앤 주식 42억 '손상차손'
2020년 인수 이후 순손실 누적
한섬 1분기 영업이 325억…전년동대비 40% 줄어

한섬 의 화장품 자회사 한섬라이프앤이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했다. 한섬이 2020년 인수 이후 마이너스 실적을 이어가면서다. 경기 흐름에 따라 부침이 큰 패션 부문을 보완하기 위해 화장품 시장에 진출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수익으로 한섬은 지난해 처음으로 한섬라이프앤 주식에 대한 손상차손도 인식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섬은 한섬라이프앤 주식에 대해 추정 회수가능액이 장부금액에 미달한다며 42억원을 손상차손 처리했다. 이에 따라 한섬라이프앤의 장부금액은 71억원에서 28억원으로 급감했다. 한섬이 보유하고 있는 한섬라이프앤의 주식 가치가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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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섬은 2020년 5월 한섬라이프앤(구 클린젠코스메슈티칼) 주식 51%를 53억원에 사들이며 화장품 시장에 진출했다. 그동안 한섬은 해외 화장품을 수입해 선보였지만, 자체 화장품 브랜드를 보유하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패션 소비가 급감하면서 화장품 기업 인수를 통해 돌파구를 찾았다. 당시 경쟁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화장품과 향수 부문에서 수익을 방어한 점도 영향을 줬다.


한섬은 화장품 기업 인수 이후 여성복 시장에서 구축한 프리미엄 이미지를 화장품에 접목, 30만~100만원대로 구성된 럭서리 스킨케어 '오에라'를 선보였다. 2022년에는 쿠션과 마스크, 핸드크림 등 입문용으로 제품군을 확장하기도 했다. 오에라 매장 수는 2021년 4개, 2022년 6개에서 2024년 5월 기준 13개로 확대됐다.


하지만 한섬라이프앤은 실적이 따라주지 못했다. 오에라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2021년 이 회사의 매출액은 7억4000만원, 당기순손실은 62억원이다. 2022년에는 매출액 33억원, 순손실 47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매출액 47억원, 순손실 5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소폭 늘었지만, 순손실 확대폭은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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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실이 확대되면서 재무구조도 위태롭다. 지난해 말 기준 한섬라이프앤의 부채 규모는 87억원에서 129억원으로 뛰었고, 자본총액은 6억원에서 -52억원으로 자본손실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모회사 한섬에 빌린 돈 액수는 더 많아졌다. 2022년 기준 대여금은 50억원이었지만 지난해 40억원이 추가돼 90억원으로 불었다. 지난해 11월엔 일부 차입금에 대한 만기 연장도 이뤄졌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시장이 진입장벽은 낮지만 성공하기 위해선 킬러 상품이 있어야 한다"며 "현대백화점 그룹의 VIP들을 겨냥해 럭셔리 시장으로 포지셔닝은 했지만, 재구매가 많지 않다는 점을 보면 갤랑, 라메르 등 경쟁 화장품을 이길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화장품 자회사의 부진은 한섬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한섬은 올해 1분기 기준 매출액 3936억원, 영업이익 32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각각 3%, 40.2% 감소했다. 증권가에서 추정한 매출액 4045억원, 영업이익 383억원을 밑도는 수치다.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패션 시장 회복세가 더딘 탓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여기에 한섬의 대표 패션 브랜드인 시스템과 타임의 파리 시장 진출에 따른 비용(플래그십스토어 운영 등)이 커진 점도 수익성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부터 매출 회복을 위해 수입브랜드를 확대했지만, 매출 기여도는 5%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섬 관계자는 "5월에는 미국 스트리트 브랜드 'KITH' 매장이 오픈해 실적이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경기 흐름이 좋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어 패션 시장이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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