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프레이저 시티그룹 최고경영자(CEO)가 초고가와 초저가만 팔리는 이른바 'K자형 소비양극화(K-shaped consumer)'가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인플레이션 장기화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저소득층에 집중되면서 소비 격차도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에 참석 중인 프레이저 CEO는 6일(현지시간) 경제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몇분기 동안 부유층 고객들의 지출은 많이 증가했지만 저소득층 소비자들은 구매에 더 신중해지고(cautious) 있다"면서 "높아진 생활비에 대한 압박감을 점점 더 많이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자리가 있어도, 부채상환 수준은 이전보다 높아졌다"고 고금리 환경에서 저소득층의 지출 부담이 한층 커졌음을 지적했다. 이어 "그들은 낮은 금리로 30년 만기 고정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을 갖고 있지 않고, 집세를 내고 있다"면서 "그렇기에 확실히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 많이 느끼고 있다. 조만간 금리가 인하될 수 있는 경제 상황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CNBC는 연방준비제도(Fed)를 둘러싼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은 인플레이션, 강력한 고용 등 경제 지표로 인해 연초보다 후퇴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이는 미국인들의 대출 금리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임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프레이저 CEO가 지적한 소비 양극화를 한층 심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앞서 시티그룹은 1분기 실적 발표 당시에도 전체 신용카드 지출액이 증가한 반면, 소매업체에서의 사용액은 줄어들고 있다면서 이러한 소비 양극화 추세를 지적했었다.
이날 프레이저 CEO는 최근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에 대해서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그는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확실히 더 끈끈하다"면서도 "지금보다는 빨리 인플레이션이 떨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기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이 완화하는 연착륙(Soft-landing)에 대해서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는 "희망적이지만, 연착륙을 달성하는 것은 언제나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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