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등 기업 실적·4월 고용보고서 주목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2일(현지시간) 장 초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일축한 가운데 시장은 안도했다. 예상보다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인 파월 의장의 발언을 소화한 이후 투자자들은 다시 애플을 비롯한 기업 실적, 미 노동부의 고용보고서를 주목하고 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9시51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27% 오른 3만8005.94를 기록 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33% 상승한 5034.7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62% 뛴 1만5701.96에 거래되고 있다.
종목별로는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이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 발표 후 9.32% 오르고 있다. 전날 퀄컴은 회계연도 2분기 매출이 93억9000만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2.44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LSEG 전문가 예상치(각각 93억4000만달러, 2.32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중고차 판매 플랫폼인 카바나는 역대 최고 실적 발표 후 34.45% 급등세다. 이날 실적을 발표하는 애플은 1.49% 오르고 있다. 레스토랑 배달 서비스인 도어대시는 시장 예상을 밑도는 실적 발표로 13.82% 내림세다.
올해 세 번째로 열린 전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Fed는 연방기금금리를 기존 5.25~5.5%로 6연속 동결했다. 이날 Fed 정책결정문에는 인플레이션 둔화를 위한 진전이 없었다는 문구가 새롭게 추가됐다. Fed는 "최근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로 둔화되기 위한 추가적인 진전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시장은 FOMC 정책결정문 공개 직후 이뤄진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내용에 주목했다. 파월 의장 역시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 가능한 경로로 가고 있다는 확신을 얻기까지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고금리 기조 장기화를 시사했다. 다만 시장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일축한 데 의미를 뒀다. 파월 의장은 "다음 정책 금리 행보가 인상이 될 가능성은 낮다"며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금리 인상을 논의했느냐는 질문에 "현재의 제한적인 수준을 유지하는 것에 대한 정책적 논의가 있었다"고 답해 인상 관련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월가에서는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이 예상보다 덜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이었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시티은행은 "파월 의장은 현 금리가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면서 "궁극적으로는 금리 인하에 나선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에버코어 IS는 "우려했던 것보다 매파적이지 않았다"면서 "금리 인하 시점이 연기된 것이지, 철회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고금리 장기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의 선진 시장 경제 연구 담당 이사인 에릭 위노그래드는 "더 오랫동안, 더 높게는 Fed의 주문"이라며 "극적인 변화가 없다면 우리는 더 '높은' 부분을 지나 더 '긴' 부분으로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고용시장은 여전히 견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4월21~27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0만8000건으로 집계됐다. 전문가 전망치(21만2000건)를 밑도는 수준으로, 한 주 전(20만8000건)과 같은 수준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기록적으로 낮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4월 고용 보고서와 애플 등 기업 실적으로 향하고 있다. 이날 장 마감 후에는 애플과 제약사 암젠이 실적을 발표한다.
3일에는 고용 상황을 가장 정확히 보여주는 미 노동부의 4월 고용보고서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4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24만3000건 늘어나 3월 증가폭(30만3000건) 대비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4월 실업률은 3.8%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5bp(1bp=0.01%포인트) 오른 4.64%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 금리는 전거래일과 비슷한 4.94%선에서 움직이는 중이다.
국제유가는 오름세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47달러(0.6%) 오른 배럴당 79.47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0.58달러(0.7%) 상승한 84.0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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