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일부 시중은행보다 높아지면서 금리 경쟁력이 사라지고 있다.
2일 은행연합회 4월 공시(3월 중 취급분)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주담대 평균 금리는 4.04%로 올해 들어 처음으로 4%대에 진입했다. 이는 지난해 말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시중은행 대비 1%포인트 가까이 낮았던 것과는 대조적인 상황이다.
주요 시중은행의 주담대 평균 금리를 살펴보면 하나은행 3.71%, NH농협은행 3.89%, 신한은행 4.00%, 우리은행 4.02%로 집계됐다. 5대 은행 중에서는 KB국민은행(4.11%)을 제외하고는 모두 케이뱅크보다 낮은 금리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평균 금리는 3.78%로 집계됐는데 이 역시 하나은행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이와 관련, 케이뱅크 관계자는 "주담대 고정금리(혼합형 금리)를 인상한 영향으로 평균금리가 다소 올랐다"고 설명했다.
4%대 금리가 적용된 주담대 비중도 시중은행 대비 높았다. 케이뱅크의 경우 62.2%가 4%대 금리를 적용받았는데, 이는 NH농협은행(15.7%)·신한은행(46.9%)·우리은행(47.5%)·하나은행(5.5%)보다 훨씬 높았다. 카카오뱅크는 3%대 금리를 적용받은 차주가 78%로 다수를 차지했지만, 4%대 금리를 적용받은 차주도 22%에 달했다.
신용대출의 상황도 비슷했다. 케이뱅크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서민금융 제외)는 5.09%로 집계됐는데 이는 농협은행(4.81%), 하나은행(5.04%)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평균 신용점수도 938점으로 5대 은행(913~932점)보다 높았다. 금리가 높으면 신용점수가 낮거나, 금리가 낮으면 신용점수가 높은 것이 통상적인데 둘 다 높은 셈이다. 인터넷은행 중에서는 토스뱅크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7.05%로 가장 높았다. 평균 신용점수도 920점으로 시중은행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5.97%, 평균 신용점수는 907점으로 집계됐다.
시중은행과 달리 지점 운영비용 절감 등이 가능한 인터넷은행들은 그간 금리 경쟁력으로 주담대를 확장하면서 사업을 키워왔지만, 올해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특히 가계부채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면서 금융당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게다가 올해 초 주담대 대출 갈아타기 수요도 인터넷은행으로 쏠렸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더욱 속도 조절에 들어가는 분위기다.
다만 주담대와 같은 안정적인 대출을 늘리면서 중·저신용 대출 등을 방어하고, 몸집을 키워야 하는 인터넷은행으로서는 활로를 찾기가 힘든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부채 이슈가 부상하면서 당국의 눈치 보느라 대출을 더 크게 늘리기 어려운 분위기"라며 "인터넷은행 입장에서는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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