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늘어나고 있는 전국 미분양 주택의 증가세가 지난달 들어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사들이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을 이유로 신규 분양을 자제하자 미분양 증가세도 주춤한 것으로 보인다.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8개월째 증가해 1만2000가구를 넘어섰다. 주택 공급 선행지표인 인허가와 착공 실적은 전월보다 개선됐으나 여전히 예년에는 못 미치는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30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3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4964가구로, 전월(6만4874가구)보다 0.1%(90가구) 늘었다.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째 그 수가 많아지고 있다. 다만 증가 폭은 7.9%→2.0%→1.8%→0.1%로 둔화했다.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1만1977가구로 전월보다 0.2%(21가구) 늘었다. 서울(-4.9%)과 인천(-6.1%)은 감소했으나 경기(8095가구→8340가구)에서 3.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지방은 0.1%(69가구) 증가한 5만2987가구로, 전체 미분양 주택의 81.6%를 차지했다. 특히 광주(904가구→1286가구, 42.3%)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대구 미분양 주택은 9814가구로, 여전히 전국에서 가장 많았으나 한 달 새 113가구 줄었다. 경북이 9561가구로 대구 다음으로 미분양 주택이 많았다.
전국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지난달 1만2194가구로 한 달 새 2.8%(327가구) 늘었다. 전월(4.4%)보다 늘어난 비중은 줄었으나 주택 수 자체는 지난해 8월부터 8개월째 늘었다. 서울의 경우 지난 2월 9년 6개월 만에 처음 500가구를 넘겼으나 지난달 다시 490가구로 줄었다. 지방은 9582가구에서 9933가구로 3.7%(351가구) 증가했다.
미분양 증가 폭이 급격히 꺾인 것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시스템 개편으로 주택 분양이 줄어든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분양 승인은 2764가구로 전월보다 89.4% 감소했다. 수도권과 지방 각각 93.4%, 86.0% 급감했다. 누계 기준으로는 4만2688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3% 올랐다.
주택 공급 선행지표는 소폭 개선됐다. 지난달 주택 인허가는 2만5836가구로, 전월보다 12.8% 증가했다. 수도권(1만423가구)과 지방(1만5413가구) 각각 16.9%, 10.1% 늘었다. 주택 착공은 1만1290가구로 전월(1만1094가구)과 비교해 1.8% 증가했다. 하지만 앞서 2월 실적이 반토막 난 탓에 전년 대비 누계로는 20.6% 적다.
주택 거래량은 3개월 연속 증가했다. 3월 주택 매매거래량(신고일 기준)은 5만2816건으로 전월보다 21.4% 늘었다. 지난해 8월 5만1000여건 수준에서 12월 3만8000여건까지 계속 감소하다가 올해 1월 5개월 만에 증가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1~3월 누적 거래량(13만9340가구)도 16.8%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2만2722건)과 지방(3만94건) 각각 20.1%, 22.5% 늘었다. 이 기간 서울 거래량은 6098건으로 27.2% 증가했다.
반면, 지난달 전·월세 거래량은 24만8003건으로 전월보다 5.5%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6.1% 줄었다. 전세 거래량(10만1961건)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4% 줄었고, 월세 거래량(14만6042건)은 1.6% 늘었다. 올해 1~3월 누계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57.9%로 전년 동기보다 3.0%포인트 높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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