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도미노피자 등 할인정보 공유
프랜차이즈들 '어쩔 수 없이' 저가 메뉴 출시
중국에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른바 '거지 메뉴'로 불리는 저가 음식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내수 회복세에 들어섰다는 중국 경제 지표와 달리 요식업체들은 줄줄이 폐업하거나 울며 겨자 먹기로 저가 음식들을 선보이고 있다.
'가난뱅이 식사' 호황에 '가이드라인'까지 등장…프랜차이즈 중심으로 저가 메뉴 출시 줄이어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소비자들이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을 추구하자 기업들은 이른바 '가난뱅이 식사'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중국 외식업체 난청샹은 3위안짜리 조식 뷔페 메뉴를 출시했다. [이미지출처=바이두]
26일 샤오홍슈 등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가난뱅이 메뉴 가이드라인'이 유행하고 있다. "월요일은 맥도날드에서 1+1세트 먹기, 수요일엔 도미노피자 30% 할인, 목요일은 KFC에서 크레이지 목요일 할인 받기, 금요일에는 버거킹 반값 햄버거 먹기" 등의 안내 사항이 돌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대만 중앙통신 등 현지 매체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메뉴를 최고로 여기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중국에서 '총구이(窮鬼) 세트'가 크게 유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총구이는 '거지' '가난뱅이'라는 뜻으로, 최근 중국에선 가장 적은 돈으로 먹을 수 있는 프랜차이즈 음식점 메뉴를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 이처럼 경제난에 최근 중국에서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저가 메뉴가 유행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메뉴들을 선보이는 추세다.
세계적 패스트푸드 업체인 맥도날드의 '1+1세트'가 대표적이다. 원하는 2가지 메뉴를 13.9위안(약 2600원)의 고정된 가격으로 먹을 수 있는 상품이다. 물가가 치솟던 지난해 말 맥도날드차이나는 모든 제품 가격을 3% 인상했지만 1+1세트 가격은 건드리지 못했다. 가격 인상 소식에 1+1세트 가격은 놔두라는 중국 소비자들의 요구가 빗발쳤기 때문이다.
이케아는 일부 메뉴의 가격을 절반으로 내리고, 음식의 양은 그대로 유지하는 '크레이지 프라이데이(Crazy Friday)'를 시작했다. 이 밖에 수도 베이징에만 100개 넘는 매장을 둔 체인 요식업체 난청샹은 죽, 후라탕, 두부, 우유 등 7가지 메뉴를 무제한으로 맛볼 수 있는 조식 뷔페 상품을 3위안(약 560원)에 출시했고, 한식업체인 미춘도 3위안만 내면 쌀밥을 제한 없이 먹을 수 있는 상품을 내놨다.
외신은 "경기 침체와 소비 부진 속에서 중국인들은 신중하게 외식 예산을 세우기 시작했고, 요식업계는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부실한 메뉴들을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성비를 추구하는 중국 젊은 층 사이에서 '가난뱅이 식사'가 인기를 끌자,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가난뱅이 식사 가이드라인'이 확산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샤오홍슈 캡처]
원본보기 아이콘'내수 회복세' 전망 글쎄…코로나19 확산 이후 요식업체 폐업 최고치
실제로 내수 회복세에 들어섰다는 경제 지표와는 다르게 중국 내 요식업체들은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지난 17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5.3%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4.6~4.8%)를 훌쩍 뛰어넘자 일각에서는 소비 심리가 회복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중국에서 폐업한 요식업체는 45만9000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2.6% 급증했다. 반면 이 기간 문을 연 요식업체는 73만1000곳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34.4% 감소한 수치다. 또 지난해 중국에서 문을 닫은 요식업체는 136만여곳에 달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2020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매체는 전했다. 우원더 중국 파이퉁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체로 휴일에 소비가 집중되고 있다"며 "평소에는 비교적 합리적이고 보수적인 소비 패턴이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인 사이에서 저가 메뉴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유사한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중국 아니고 한국 맞아?"…스타벅스에 프린터 설...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