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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저축은행에 PF사업장 매각 압박...안 통하나[1mm금융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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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장 매각-매수 희망가 차이는 약 20%P
시장가로 팔리면 손해…'버티기' 돌입
"PF대출 규제 완화? 충당금 쌓으란 것"

“저축은행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업장을 원금의 30% 가격에 정리하긴 어렵다고 토로한다고요? 무슨 말이죠. 지금 절반 가격에 물건을 내놓은 곳도 별로 없어요.”(금융당국 관계자)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동산 PF 구조조정을 두고 금융당국과 저축은행 업계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금융당국 측은 저축은행들이 부실 사업장 정리에 소극적이라는 입장인 반면, 저축은행들은 시장의 매수 희망 가격이 터무니없다고 주장한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경락잔금대출 관련 경·공매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도 양 기관의 입장차가 뚜렷했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들이 제시한 경·공매 최저 입찰가격을 지적했다. 최저 입찰가가 원금과 비슷하거나 원금보다 높기 때문에 경·공매가 지연되거나 무산되는 일이 빈번하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105% 수준으로 내놓고는 안 팔린다고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자체 모니터링 결과 저축은행 업계의 매각 희망 가격과 시장 매수자가 희망하는 가격 간 차이는 원금 기준 20%포인트 정도”라며 “저축은행 입장에선 시장가로 팔리면 대손충당금을 고려하더라도 손해를 입게 되니 중·소형사는 물론 일부 대형사도 ‘버티기’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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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업계는 시장 가격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매각이 원활할 수 없다는 입장을 이어왔다. 자산 가격 절반에 가까운 금액을 제시하더라도 민간 운용사들은 더욱 낮은 가격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큰 손해를 보면서 경·공매에 뛰어드느니 부동산 시장이 회복될 때까지 만기를 연장하는 게 낫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저축은행도 손실을 감내할 필요가 있지만 자산 가격의 30% 수준은 과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당국은 빨리 털고 가자는 뜻이겠지만 6개월만, 1년만 기다리면 된다고 생각하는 저축은행이 많다”고 전했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도 지난달 21일 열린 저축은행업권 실적 설명회에서 시장 가격의 차이를 언급했다. 그는 “130원으로 평가되는 담보를 100원에 대출했고 충당금을 쌓아 장부가를 70원까지 낮췄다”면서 “70원에 팔아도 50% 가까운 수준으로 매각하는 것인데 시장에선 40~50원 정도에 사려고 기다리는 분이 많다”고 전했다. 이어 “이 가격이 적절하다고 보긴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 저축은행에 PF사업장 매각 압박...안 통하나[1mm금융톡] 원본보기 아이콘

금융당국과 저축은행 사이 의견차는 최근 금감원이 부실 PF 경·공매 활성화를 위해 발급한 ‘경락잔금대출 비조치의견서’에서도 드러났다. 경락잔금대출은 경·공매 낙찰자가 부동산을 담보로 은행, 저축은행 등에 돈을 빌리는 것을 말한다. 저축은행이 브리지론 단계 토지를 경·공매 처분하는 과정에서 낙찰자에게 경락잔금대출을 내주는 경우 해당 대출을 PF 대출 한도 위반으로 보지 않기로 했다. 전체 신용공여액 가운데 20%까지만 PF 대출을 할 수 있다는 규제를 풀어준 것이다. 다만 경락자가 낙찰대금의 10% 이상을 자기자본으로 조달해야 한다. 이에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규제 완화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엄밀히 말하면 규제 완화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경락잔금대출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은 PF 대출에 준하게 취급해야 해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비조치의견서는 경·공매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저축은행 업권의 부실채권 정리를 독촉하기 위한 노력”이라면서도 “충당금을 감안한 경·공매를 진행하며 적립금을 늘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저축은행이 기존에 실행한 토지담보대출이 100이라면 경·공매를 거치며 이 100은 사라지고 새로운 시행사에 최대 90까지 대출을 내줄 수 있다”며 “새로 내준 대출은 PF 대출이니 충당금도 PF 대출에 대한 적립률에 맞게 더 쌓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행 금감원 상호저축은행업 감독규정에 따르면 토담대를 포함한 일반 기업대출의 경우 고정 이하는 자산의 20%, 회수의문은 자산의 50%만 충당금으로 쌓으면 된다. 하지만 PF 대출의 경우 고정 이하는 자산의 30%, 회수의문은 70%를 쌓아야 한다.





전영주 기자 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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