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9곳 당기순익 2조원 전망, 25%↓
손보 1.57%↓ 생보 47.5%↓
일부 생보사 회계이슈 발생
올해 1분기 생명·손해보험사의 실적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올해로 도입 2년 차인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지만 일부 생보사에서 제도 변경에 따른 일회적 비용 이슈가 발생한 탓이다. 생보사는 올 초 단기납 종신보험 환급률을 높여 신계약을 늘렸지만 고령화와 인구감소라는 업계 고질적인 문제도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상장 보험사 9곳(삼성생명·한화생명·동양생명·미래에셋생명·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한화손해보험·코리안리)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2조236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당기순이익(2조9775억원)과 비교해 24.9%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다.
업권별로 보면 사정은 다르다.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를 제외하고 손보사 4곳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57%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생보사 4곳은 47.5% 감소할 것으로 봤다. 올해 초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 열풍으로 신계약이 늘었음에도 증권가에선 생보사 실적을 더 비관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생보사 중에선 동양생명의 당기순이익이 42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2.8%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한화생명은 1370억원으로 61.6% 감소할 전망이다. 삼성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은 5204억원과 398억원으로 각각 34.5%, 60.5%씩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생보사 실적이 좋지 않은 건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기준 변경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올해 1분기에 대거 반영되는 측면도 있다. IBNR은 보험사고가 발생해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생겼으나 아직 계약자가 청구하지 않은 금액이다. 보험사는 이를 추산해 지급 보험금을 회계상 '부채'인 책임준비금에 쌓아야 한다. IBNR을 산출하기 위해서는 미래에 지급할 보험금에 대한 추정치인 손해진전계수(LDF)를 파악해야 한다. 기존 IFRS17 체제에선 보험사고일자를 원인사고일(실제 사고 발생일)과 지급사유일 중 선택할 수 있었다. 이에 손보사는 원인사고일, 생보사는 지급사유일을 주로 선택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금융당국에서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모두 원인사고일로 통일하도록 조치했다.
대형 손보사는 지난해 4분기에 이미 바뀐 회계기준을 적용했다. 다만 일부 생보사는 올해 1분기로 넘기면서 실적이 줄어들 전망이다. KB증권에 따르면 삼성생명(500억원), 한화생명(600억원), 동양생명(200억원) 등이 올해 1분기 수백억원대의 IBNR 관련 비용인식을 할 것으로 보인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4월 경험생명표 조정을 앞두고 절판마케팅 등으로 신계약이 늘었지만 IBNR 이슈에 따른 비용이 만만치 않다"면서 "생보업계 전반적으로 부진한 예실차(예상보험금과 실제 발행보험금 간 차이) 손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생보사는 지난해 실적 등 여러 지표에서 손보사보다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생보업권 당기순이익은 5조952억원으로 전년 대비 37.6% 늘었지만, 손보업권은 이보다 많은 8조2626억원으로 50.9% 증가했다. 지난해 수입보험료(매출) 부문에서도 사상 처음으로 손보사가 생보사를 앞섰다. 지난해 손보사가 거둬들인 수입보험료는 118조5974억원으로 생보사(112조4075억원)대비 약 6조원 많았다. 생보사 총자산이 880조원으로 손보사(343조원)보다 2.5배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생보사 입장에서 이같은 실적 차는 뼈아프다.
손보사의 경우 한화손해보험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115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6.4%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화재는 6061억원으로 4.5%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다. 반면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은 4364억원과 2611억원으로 각각 2.4%, 17.2%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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