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 후보군 경쟁 치열…중립보다는 '선명성'
정성호 "민주당의 다음 선거 승리 깔아줘야"
조정식 "이재명과 호흡 잘 맞추는 의장 필요"
더불어민주당에서 차기 국회의장 자리를 놓고 '선명성 경쟁'이 치열하다. 입법부의 수장인 국회의장은 현행법상 당적을 가질 수 없지만, 도전장을 낸 인사들은 '기계적 중립'보다 '민주당의 입법 성과'를 강조하고 있다. 이 때문에 22대 국회에서도 여야 간 협치를 기대하긴 어렵지 않겠냐는 우려도 나온다.
국회의장은 원내 1당에서 가져간다. 내부 경선을 거쳐 1명의 후보를 압축해야 하는데, 현재 민주당 내에서는 6선 고지에 오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조정식 전 사무총장이 나섰다. 5선 중에서는 '친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과 우원식 의원이 출사표를 냈다. 이 밖에도 김태년 의원,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이들 후보군은 입법부 수장으로서의 포용력 등 협치의 면모를 강조하기보다, '선명성 경쟁'에 주력하고 있다. 기계적 중립보단 '혁신'을 추진하는, 사실상 이재명 체제의 민주당에 힘을 실어주는 의장이 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교적 온건파로 꼽혀 왔던 정성호 의원은 전날 CBS라디오에서 "기계적으로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차기 의장은) 민주당 출신으로, 민주당의 다음 선거에서의 어떤 승리에 대해 보이지 않게 깔아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원식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생에 중립은 없다"고 적었다.
이런 선명성 경쟁은 점차 '명심 어필'로 번지는 양상이다. 의장 도전을 선언한 조정식 전 사무총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 당과 호흡을 잘 맞추는 사람이 국회의장이 돼야 성과를 제대로 만들어 국회를 이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4·10 총선 지역구 당선인들과 더불어민주연합 윤영덕·백승아 공동대표 등 당선인들이 12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순국선열에 참배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원본보기 아이콘그러나 현행 국회법상 국회의장은 당선 이튿날부터 당적을 가질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 입법부 수장으로서 여야를 아우르는 균형감을 갖추고, 정치적 중립을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 때문에 차기 의장 자리를 둘러싼 후보들의 선명성 경쟁이 자칫 22대 국회마저 지나친 정쟁의 장으로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국회의장이 표면상으로라도 중립적 포지션을 버리면, 민주당 출신 의장이 내리는 선택에 대한 당위성이 약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있다"고 했다.
한편, 민주당은 의장 후보군 경쟁이 과열되자 후보 추천 당규를 기존의 '최고 득표자 당선'에서 '재적 과반수 득표 선출'로 변경했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최다 득표자·차점자 간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의장단 선거는 총선 이후 첫 집회일에 실시된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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