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노인만 사는 브랜드 아파트…"식비 포함 월 70만원"[시니어하우스]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7-2]"대단지면 돈 아껴" 노인만 사는 브랜드 아파트

분양받은 1300가구, 모두 65세 이상이 주인

부대시설 모자란 게 없지만 '규모의 경제'로 비용 낮춰

▲지난달 3일 용인시 노인복지주택인 스프링카운티자이 전경이다. 보통 아파트 단지와 다름 없지만 이곳에는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모여산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지난달 3일 용인시 노인복지주택인 스프링카운티자이 전경이다. 보통 아파트 단지와 다름 없지만 이곳에는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모여산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AD
원본보기 아이콘

경기도 용인시 동백역, 지하철이 플랫폼에 들어서면 차창 너머로 말끔한 아파트 단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여느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와 다름없는 곳이다. 그런데 단지를 오가는 이들을 자세히 살피면 이곳이 노인복지주택임을 알 수 있다. 총 1345가구 주인들이 모두 60세 이상 어르신들이다. 노인복지주택 분양제도가 살아있을 때 인허가를 받은 곳이다. 2016년에 일반분양을 했고, 2019년부터 어르신들이 이사를 왔다.


지난달 3일 오전 10시. 단지 안 커뮤니티 센터에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 속속 모이기 시작했다. 한 손에는 우쿨렐레를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찹쌀떡, 뻥튀기, 누룽지맛 사탕 같은 간식거리를 들었다. 동호회 수업 전, 67세 임옥순 할머니부터 84세 오군자 할머니까지 "언니, 동생" 부르며 웃고 떠드는 것은 소녀 때 그 모습 그대로다. 이날 우쿨렐레 연습곡은 ‘바람이 불어오는 곳’. 돋보기를 쓰고 악보를 뚫어져라 보는 어르신들의 손끝에서 한 땀, 한 땀 음이 빚어졌다.

▲지난달 3일 용인 스프링카운티자이 아파트 입주민들이 커뮤니티센터에 모여 우쿨렐라 수업을 받고 있다.

▲지난달 3일 용인 스프링카운티자이 아파트 입주민들이 커뮤니티센터에 모여 우쿨렐라 수업을 받고 있다.

원본보기 아이콘
노인만 사는 브랜드 아파트…"식비 포함 월 70만원"[시니어하우스] 원본보기 아이콘

"여기도 아파트지만 예전에 살던 아파트처럼 고립된 곳이 아니에요. 요즘 누가 아파트에서 노인들 만나면 인사하나요? 여기는 달라요. 우리끼리 사니까 서로 챙겨주잖아요. 누가 수술했거나, 아프다고 하면 집 앞에 먹을 것도 걸어주고 그래요. 정이 있어요. 대단지니까 이런 동호회만 50개 정도예요. 우리 남편은 일본어 동호회를 하는데, 요즘 일본 드라마에 빠져 살아요. 단지 안에서 모든 활동이 되니까, 여름이나 겨울이나 내려와서 이웃들 만나고 이야기해요."


2019년 스프링카운티자이에 들어온 여진순 할머니(76·가명)는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젊었을 때 유치원을 운영해 돈을 모았다. 그 돈으로 용인과 분당에 각각 아파트 한 채씩을 샀다. 이 중 용인 아파트를 팔아 여기에 들어왔다. 분당 아파트는 월세를 놓고 그걸로 여기 관리비를 대고 있다. 지금 이곳 아파트 매매가격은 6억원(전용 59㎡ 기준) 정도다.


여 할머니는 "이웃 중에 떵떵거릴 정도로 잘 사시는 분들은 거의 못 봤다. 하지만 집을 팔든지 땅을 팔든지 해서 6억원 정도 목돈 마련하는 것이 가능하신 분들"이라며 "관리비 감당만 할 수 있으면 이곳만 한 곳이 없다. 내 돈 주고 산 내 집이라 마음도 편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3일 용인 스프링카운티자이 아파트 커뮤니티센터에서 입주민들이 탁구를 즐기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지난달 3일 용인 스프링카운티자이 아파트 커뮤니티센터에서 입주민들이 탁구를 즐기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원본보기 아이콘

대단지 노인복지주택의 가장 큰 장점은 ‘규모의 경제’다. 1000가구가 넘다 보니 월 관리비를 낮출 수 있다. 이곳 운영을 담당하는 김영수 시설장은 "1인 기준이면 식비까지 포함해 한 달에 총 관리비가 60만~70만원 정도 나온다"고 했다. 일반 관리비 30만원에, 1일 1식(9000원) 식비 27만원, 수도비와 난방비 등 10만~15만원을 모두 합친 금액이다. 평수가 더 넓고, 부부가 살고, 난방비가 많이 드는 겨울이 되면 관리비가 월 100만원까지 오르기도 한다.


김 시설장은 "피트니스센터, 사우나, 골프연습실, 당구장, 탁구장, 포켓볼장, 노래연습실까지 갖춘 데다 걸어서 5분 거리에 용인세브란스병원도 있다"며 "최고급 노인복지주택에 비해 부족하지 않은 시설인데도 1345가구가 나눠서 내니까 월 관리비를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늦은 오후, 203동에 사는 주병철 할아버지(77·가명)는 위·아래층 형님, 동생들을 아파트 내 탁구장에서 만났다. "저녁 내기 게임이야. 지면 설렁탕 사기로 했어. 건강하니까 이렇게 탁구도 칠 수 있고 감사한 일이지. 젊었을 때 다들 고생했잖아. 이젠 소소하고 평화롭게 살아야지. 더 바라는 것도 없어."


<특별취재팀>


[7-2]"대단지면 돈 아껴" 노인만 사는 브랜드 아파트
노인만 사는 브랜드 아파트…"식비 포함 월 70만원"[시니어하우스] 원본보기 아이콘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강진형 기자 aymsdream@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청춘보고서] '절간같다'는 옛말…힙해진 이곳 댕댕이랑 가요 조국, '99.9%' 찬성률로 당대표 재선출 민주 당 대표 제주경선 이재명 82% 압승…최고위원 1위는 정봉주(상보)

    #국내이슈

  • 폭포서 인생샷 찍으려다 '미끌'…인도 유명 인플루언서 추락사 "깁스하면 올림픽 못 나간다기에"…하키 선수의 어려운 선택 "BTS 성병 이름 같아" 아르헨 부통령, 이번엔 인종차별적 노래 떼창

    #해외이슈

  • "1000만원 써도 또 사러 와요"…제니·샤이니도 반한 이 반지 [럭셔리월드] '사상 최고' IQ 세계 1위는 한국인…멘사 들어간 셀럽들 살펴보니 [포토] 채상병 1주기 추모하는 시민들

    #포토PICK

  • 782마력 신형 파나메라 PHEV, 내년 韓 출시 쉐보레 신형 픽업트럭, 사전계약 첫날 400대 [포토] 거침없이 달린다, 올 뉴 콜로라도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유럽 첫 데뷔, 체코 맞춤형 한국형 원자로 'APR1000' [뉴스속 인물]"총격 듣자마자 알아" 美대선 흔들 역사적 사진 찍은 퓰리처상 수상자 "드라마에선 피곤할 때 이거 먹더라"…'PPL 사탕' 코피코 만든 이 회사[뉴스속 기업]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

한 눈에 보는 오늘의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