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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기적은 끝났나"… 뼈아프게 韓성장한계 지적한 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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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값싼 에너지·노동력 의존 한계 봉착
"2040년대엔 -0.1%로 마이너스 성장"

값싼 에너지와 노동력에 의존해온 한국식 경제 성장 모델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뼈아픈 지적이 나왔다.


"한강의 기적은 끝났나"… 뼈아프게 韓성장한계 지적한 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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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현지시간) ‘한국 경제의 기적은 끝났는가?(Is South Korea’s economic miracle over?)’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를 통해 이같이 보도했다.

먼저 FT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투자해 용인에 조성 중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주목하며 "한국 정부가 제조업, 대기업 중심으로 전통적 성장동력을 확대하고자 하고 있지만, 이는 기력이 떨어진 기존 모델을 개혁할 의지와 능력이 없음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한국이 과거 '한강의 기적'을 이끈 낡은 성장 모델을 답습하는 동안 성장률 전망은 확연히 둔화하고 있다. FT는 한국은행 보고서를 인용해 “한국은 1970년부터 2022년까지 연 평균 6.4% 성장했지만 2020년대에는 2.1%, 2030년대에는 0.6%로 성장률이 둔화할 것”이라며 "2040년대에는 -0.1%로 마이너스 성장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값싼 에너지와 노동력 등 그간 경제 성장을 견인해온 기둥마저도 삐걱대고 있다는 것이 FT의 진단이다. 이 매체는 저렴한 한국의 전기요금이 일종의 제조업 관세 보조금 역할을 한다면서 이에 따른 한국전력의 부채가 무려 1500억달러(약 206조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중 한국보다 노동생산성이 낮은 국가는 그리스, 칠레, 멕시코, 콜롬비아뿐이라고 덧붙였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한국이 새로운 원천기술 개발에 취약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외부에서 바라보면 한국이 매우 역동적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모방을 통해 선진국을 따라잡는 우리의 경제 구조는 1970년대 이후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2012년 한국 정부가 선정한 120개 중점기술 중 36개 분야가 세계 1위를 차지했지만, 2020년 세계 1위는 단 4개 분야에 불과하다.


여기에 미래 성장에 대한 우려를 한층 악화시키는 요소는 바로 저출산 고령화 위기다. FT는 2050년 생산가능인구가 2022년 대비 35% 가까이 감소하면서 국내총생산(GDP)이 28%가량 낮아질 것이라는 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이러한 인구통계학적 위기를 경고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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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체는 "회의론자들은 급락하는 출산율, 낙후된 에너지 부문, 저조한 자본시장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한국의 상황이 좋지 않다고 경고한다"면서 "이러한 상황은 가까운 시일 내 개선될 것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각종 개혁 조치가 절실하지만, 올해 총선 결과로 2027년 차기 대선까지 3년 이상 교착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 역시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이와 함께 3세 경영체제로 들어선 재벌 기업들이 과거 배고픔에서 시작된 '성장 사고'보다 '현실 유지 사고'로 흘러가며 안주하는 점, 재벌 주도의 경제로 인해 고용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투자 여력이 부족해진 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평등이 심화한 점 역시 문제점으로 꼽혔다.


FT는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주요 대기업들의 많은 이익은 가격 압박을 받는 국내 하청업체들의 희생 결과"라면서 "대한민국 GDP의 절반 가까이가 한국인의 6%를 고용한 대기업에 따른 것이라는 2단계 경제체제가 사회, 지역적 불평등을 낳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밖에 선진국 중에서도 특히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 문제, 노인빈곤율 등도 한국 경제의 우려점으로 지적됐다. 컨설팅회사 매켄지의 송승헌 파트너는 "악순환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FT는 이러한 한국 경제 비관론이 과도하다는 주장도 함께 소개했다. 한국과 달리 첨단 제조업을 포기했던 많은 서방 국가가 현재 후회하고 있으며, 미·중 간 기술 경쟁도 한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미국의 견제로 중국 반도체·배터리·바이오 기업들의 서방 시장 진출이 제한될 경우 한국의 수혜가 예상된다. 또한 양안 갈등에 따른 안보 우려로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다가오는 인공지능(AI) 시대가 성장 한계에 직면한 한국에 해결책을 제시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SK하이닉스 출신인 '반도체 제국의 미래' 저자 정인성씨는 FT에 “한국 기업들이 반도체 생산의 최첨단을 유지함으로써 향후 AI 분야의 혁신에서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방산, 건설, 제약, 전기차,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은 동남아시아, 중동, 남미 등에서 서구 기업들보다 뛰어난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며 각종 개혁을 이뤄낸다면 재도약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보도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FT에 “한국인 DNA에 역동성이 내재해 있다”며 “경제적 역동성을 다시 펼치기 위해 정책을 재설계할 필요가 있지만, 기적은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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