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제주 카페 폐업 252곳 '역대 최다'
'제주환경보전분담금' 제도 도입도 유보
이효리도 제주 상권을 살리진 못했다. 남편 이상순과 2022년 오픈한 카페를 1년 10개월 만에 폐업하기로 결정했다.
카페 측은 "오는 5월31일을 마지막으로 영업을 마치게 되며 한 달간 예약 없이 이용이 가능하다"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 폐업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예약 없이 이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전과 달리진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카페는 오픈 당시 이상순이 커피를 내리고, 이효리가 사진을 찍어준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종일 대기 인파가 몰렸다. 오픈 이틀 만에 영업을 중단하고 예약제를 결정할 정도였다.
제주 카페 폐업점 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하는 요즘, 이효리도 그 여파를 피하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 지방 인허가 일반음식점·휴게음식점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도에서 252곳의 커피전문점이 문을 닫았다. 역대 최대 수치지만 이미 올해 1분기에만 80곳의 카페가 폐업 신고를 한 기조를 유지한다면 역대 최고치를 새로 쓸 수도 있다.
최근 제주도를 방문하는 내국인이 수직으로 하락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내국인 관광객 수는 2022년 1380만5775명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263만6834명으로 116만8941명(8.5%) 감소했다. 외국인 관광객은 증가했지만 줄어든 내국인 관광객 수를 메꾸기에는 역부족인 상태다.
체류 기간도 줄었다. 제주관광공사가 발표한 ‘2023년 제주도 방문관광객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국인 관광객의 제주 체류 기간은 2021년 4.17일에서 지난해 3.65일로 전년 대비 0.5일 짧아졌다. 2021년에는 4.57일로, 2년 전보다는 0.9일 줄었다. 제주에 대한 이미지 평가는 여행 전 4.10점에서 여행 후 3.97점으로 소폭 낮아졌다. 방문 후 여행 과정에서 불만·불편 요소가 발생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주를 찾는 관광객에게 환경오염 처리 비용의 일부를 부과하는 '제주환경보전분담금' 제도 도입도 유보됐다. 위기감이 읽히는 대목이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내국인 관광객 감소로 각종 폐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지역 경기 둔화 움직임이 급격하게 발생했고, 자영업자의 위기가 바로 포착되기도 했다.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갈 수도 있겠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게 됐다"며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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