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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Stage]오르가니스트 김희성 교수 "'전람회의 그림'은 피아노보다 오르간에 어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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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롯데콘서트홀에서 파이프오르간 독주회
무소르그스키 '전람회의 그림' 오르간으로 연주

"'전람회의 그림'은 음역대가 넓어 피아노보다 오르간에 더 어울리는 곡이다."


오르가니스트 김희성 이화여대 교수는 15년 만에 다시 연주할 '전람회의 그림'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김희성 교수는 22일 롯데콘서트홀 파이프 오르간 독주회를 한다. 이날 모두 네 곡을 연주하며 '전람회의 그림'은 대미를 장식할 마지막 곡이다. 김희성 교수는 2009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독주회 이후 두 번째로 전람회의 그림을 연주한다. 최근 이화여대 음악관에서 만난 김 교수는 "오르간으로 연주하면 훨씬 더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전람회의 그림'은 러시아 작곡가 모데스트 무소르그스키(1839~1881)가 친구의 유작 전시회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피아노곡이다. 무소르그스키는 건축가이자 화가였던 빅토르 하르트만이 남긴 작품 중 10개를 골라 음악으로 표현했다. 그림 수만큼이나 변화가 다채로운 흥미로운 곡이다. 다채로운 변화를 피아노만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쉽다고 느꼈는지 프랑스 작곡가 모리스 라벨이 관혁악곡으로 편곡했다. 지금은 피아노 원곡보다 라벨이 편곡한 관현악곡이 더 자주 연주된다.

파이프 오르가니스트 김희성 이화여대 교수가 이화여대 김영의 연주홀 파이프 오르간 앞에 앉았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파이프 오르가니스트 김희성 이화여대 교수가 이화여대 김영의 연주홀 파이프 오르간 앞에 앉았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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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관현악곡으로 들었을 때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관현악곡으로 할 수 있다면 오르간으로도 가능하다"고 했다.


건반악기이자 파이프를 울려 소리를 내는 관악기이기도 한 오르간은 단독 악기로는 가장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다. 그래서 모차르트는 오르간이 "영원히 모든 악기의 제왕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르간으로 듣는 '전람회의 그림'은 무소르그스키 원곡의 느낌을 살리면서도 라벨 관현악곡의 다양한 색채감도 느낄 수 있는 곡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수는 '전람회의 그림' 중 마지막 곡 '키이우의 대문'을 특히 좋아한다고 했다. "'키이우의 대문'을 연주할 때는 너무 행복하다. '키이우의 대문'은 천국을 향한, 영원한 삶을 위한 곡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번 공연에서 프랑스 오르간 거장 장 기유(1930~2019)가 오르간 연주를 위해 편곡한 곡을 들려준다. 장 기유는 2016년 개관한 롯데콘서트홀의 파이프 오르간 첫 독주자이기도 하다.

공연에서는 더 풍성한 소리를 들려주기 위해 카로스 타악기 앙상블이 함께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김 교수는 첫 곡으로 오르간곡 중 가장 유명한 곡이라 할 수 있는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를 연주한다. 이어 프랑스 작곡가이자 오르가니스트인 마르셀 뒤프레(1886~1971)가 크리스마스 캐롤 '노엘 누블렛(Noel Nouvelet)'을 바탕으로 작곡한 '노엘 주제에 의한 변주곡', 친구인 이혜성 가천대 작곡과 교수가 김희성 교수에게 헌정한 '위로 10-감사'를 초연한다.


김희성 교수는 친구가 자신을 위해 곡을 써주는 등 감사한 일이 너무 많다며 이번 공연의 공연 부제가 '오직 감사'라고 말했다.


2년 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기적같은 경험이 삶에 대한 감사가 깊어지는 계기가 됐다. 당시 남편인 김예상 성균관대 건축공학과 교수가 3개월 동안 중환자실에 있을 정도로 위독한 상태였다. 병원에서 가망이 없다는 진단까지 나왔지만 기적적으로 폐 이식 공여자가 나타나 지금은 다시 강의를 할 정도로 건강을 회복했다.


기독교인인 김 교수는 "하나님이 살아계시다라는 걸 남편을 통해서 알았고 기도의 힘이 얼마나 큰 지를 깨달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폐 이식 환자들을 돕기 위한 음악회를 개최해 당시 모인 기부금을 세브란스 병원에 전달하기도 했다.

파이프 오르가니스트 김희성 이화여대 교수가 이화여대 김영의 연주홀 파이프 오르간으로 '토카타'를 연주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파이프 오르가니스트 김희성 이화여대 교수가 이화여대 김영의 연주홀 파이프 오르간으로 '토카타'를 연주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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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장로인 아버지, 권사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교회 악기인 오르간을 배웠다. 아버지는 교회 봉사를 위해 딸이 오르간을 연주하기를 원했다. 김 교수는 피아노 전공으로 대학에 진학한 뒤 대학원에서 오르간을 연주했다. 1995년부터 이화여대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매년 오르간 독주회를 하고 있다. "선생님이 계속 공부를 하고 있다는 점을 학생들에게 보여주려면 매년 연주회를 해야 한다." 김 교수는 내년 정년을 맞는다. 그는 내년 마지막 연주회를 멋지게 마무리하고 2026년 2월 학교를 떠날 계획이라고 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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