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법 전공 법학 박사…'기후 전문 변호사'
"尹 정부, 재생에너지 확대 뒷전으로 미뤄"
"산자위에서 '에너지 전환'에 힘쓰고 싶다"
박지혜 민주당 경기 의정부시갑 당선인(45)은 '기후·환경 전문가'로 민주당에 영입됐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시민사회 활동가이자, 환경 관련 소송을 전담하는 변호사였던 그는 22대 국회에서 '에너지 전환'에 힘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 당선인은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윤석열 정부가 망가뜨린 '기후 위기 대응 기반'을 정상으로 돌려놓아야 한다"며 "윤 정부가 원전 확대에만 골몰해 재생에너지 산업이 축소되고 산업 공동화가 발생하는 현 상황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정치에 뛰어들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기후가 곧 경제'라고 생각한다"며 "기후 위기 대응은 한국의 산업 경쟁력, 일자리 문제와도 직결되는 핵심 의제"라고 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경기 연천군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수학과 과학에 흥미를 느껴 경기과학고등학교에 진학했다. 당시 그의 장래 희망은 엔지니어였지만, 세계적인 동물행동학자 제인 구달 박사의 전기를 읽고는 환경 문제에 빠져들었다. 그는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경영학과를 복수전공하고 스웨덴 룬드대에서 환경경영학·정책학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기업에서 환경경영 관련 업무를 하다가 자녀가 첫돌이 지난 무렵 서울대 로스쿨에 입학했다.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후에는 환경 문제에 대한 법률 대응을 전문으로 하는 '녹색법률센터', 온실가스 감축을 지향하는 비영리단체 '플랜 1.5', 에너지전환 분야 정보를 나누는 사단법인 '에너지전환포럼' 등에서 일했다.
에너지전환포럼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고문으로 있다. 다만 박 당선인은 "이 대표는 창립 당시에 참여하셔서, 최근에 들어간 제가 단체에서 이 대표를 만난 적은 없다"며 "원희룡 전 장관도 창립 때 고문으로 계셨다. 정당과 관계없이 에너지 전환에 관심 있는 분들은 다 참여한 단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에너지 전환에 적극적인 정당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2월 11일 국회에서 열린 1호 인재영입식에서 기후위기 전문가인 박지혜 변호사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원본보기 아이콘박 당선인은 22대 국회에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에너지 전환 문제를 산업적인 관점에서 다루고 싶다"며 "그간 기후 활동을 하면서, 단순히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것보다 산업의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산자위에서 '한국형 IRA(탄소중립 산업법)' 제정, 기업의 RE100(전력량 100%를 재생에너지로 이행) 지원 확대, K-탄소중립 생태계 조성 등 산업 전환을 위한 의정 활동을 하겠다"고 했다.
그는 지역구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포부도 갖고 있다. "경기도의료원 확장 이전을 추진하겠다"며 "의정부시는 경기 북부의 상업·서비스업 중심지이기 때문에 소상공인 지원책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또 "캠프 잭슨을 스마트그리드·에너지저장장치 발전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특구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캠프 잭슨은 과거 경기도 의정부시 호원동에 위치했던 주한미군 육군 기지다. 2018년에 폐쇄됐다. 스마트 그리드란 일반적인 전력망에 ICT 기술을 접목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차세대 전력망을 지칭한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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