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세계 최초 양산형 HEV로 기술 선점
후발주자 현대차, 격차 줄이며 기술 정점 맞아
직병렬 vs 병렬…차이점은 클러치 활용
도요타는 도심주행, 현대차는 고속주행 강자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줄면서 하이브리드(HEV)의 시간이 왔다. 1997년 세계 최초 양산형 HEV 자동차 프리우스를 만든 도요타는 HEV 시장에서 과거부터 현재까지 독보적인 존재다. 현대차를 비롯한 경쟁자들은 도요타의 ‘완성형 하이브리드’의 특허를 피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데만 수년을 허비했다. 하지만 이제는 독자적인 노선을 걷기 시작한 현대차의 HEV 기술력 또한 정점으로 올라왔다. 글로벌 시장에서 도요타와 현대차가 HEV로 본격 경쟁할 준비가 됐다는 의미다.
이달 초 한국토요타자동차는 경기도 용인에 ‘도요타 트레이닝 아카데미’를 개관했다. HEV 바람이 불고 있는 한국 시장에 투자를 늘려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계산이다. 도요타는 지역별 에너지 수급 상황에 맞는 차종을 제공하는 ‘멀티 패스웨이’ 전략을 펴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전동화 전략에서 HEV 비중을 늘리고 있다. 주요 차종 대부분에 HEV 라인업을 운영해 전기차(EV) 수요 둔화의 공백을 메울 방침이다. 현대차 그룹 특유의 유연한 생산 전략 운영으로 내연기관과 HEV·EV의 비중을 조절해 나갈 계획이다.
도요타 직병렬 vs 현대차 병렬…차이점은 클러치 활용
두 회사의 HEV 시스템을 비교해보면 도요타는 직병렬형, 현대차는 병렬형 HEV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모두 저속에서는 전기모터로 달리다가 고속에서는 엔진이 개입해 엔진과 모터의 힘으로 함께 달릴 수 있다는 점은 같다.
가장 큰 차이점은 모터의 개수와 클러치·변속기의 유무다. 도요타의 직병렬식 HEV는 모터가 두 개다. 하나의 모터로 달리면서 나머지 모터 하나로는 충전을 할 수 있다. 대신 클러치가 없기에 모터와 엔진이 항상 붙어서 같이 돌아간다. 이 때문에 가속할 때 최대 효율을 내는 수치까지 엔진 RPM을 끌어 올려 남는 힘을 배터리에 충전한다. 이같은 방식 덕분에 연비가 높다.
반면 현대차 병렬식은 모터가 하나다. 엔진과 모터 사이에 클러치가 있어서 엔진과 모터를 속도에 따라서 붙였다 뗐다 한다. 저속에서는 클러치를 열어 모터로만 달리다가 고속에서는 클러치를 붙여 엔진과 모터의 힘을 동시에 활용한다. 다만 달리면서 동시에 충전은 못 한다.
그렇다면 실연비는 어떨까. 이론상으론 도요타의 직병렬 방식이 연비가 높다. 왜냐하면 달리면서도 엔진의 남는 힘을 배터리에 저장(충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일한 타이어(18인치)를 장착한 중형 세단 연비를 비교하면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캠리 하이브리드의 복합 연비는 ℓ당 17.1㎞로 같다.
HEV의 연비는 무게, 배터리 용량·효율, 디자인, 공기저항계수 등 다양한 요소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주행 중 충전을 못 한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구조를 단순화하고 무게를 줄였다. 쏘나타 HEV의 공차 중량은 캠리 HEV보다 50㎏가량 가볍다.
도요타는 도심 주행, 현대차는 고속 주행 강자
실제 주행감을 비교해본다면 도요타는 도심 주행에서 현대차는 고속 주행에서 강점이 있다. 앞서 언급한 캠리와 쏘나타 HEV 실연비에서도 캠리가 도심 주행에서는 ℓ당 17.3㎞로 쏘나타(16.8㎞)를 앞선다. 반면 고속주행에서는 쏘나타가 ℓ당 17.4㎞로 캠리(16.8㎞)보다 연비가 좋다.
도요타 HEV 시스템은 상대적으로 큰 모터가 들어가기에 도심 주행에 최적화돼있다. 전기 모터만으로 달릴 때 최대 순간 가속력(토크)을 낼 수 있는 구간이 길어진다. 이를 통해 도심 주행에서 엔진 개입이 최소화된다. 엔진과 모터 주행을 오가며 느껴질 수 있는 이질감이 거의 없다는 얘기다.
반면 현대차 HEV 시스템은 고속주행에 강하다. 작고 토크가 낮은 모터가 장착된 대신 변속기가 있어 모터의 기어를 계속해서 높일 수 있다. 작은 모터지만 최대 토크를 낼 수 있는 구간을 계속해서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고속 주행에서 모터의 힘을 계속해서 보태면서 연비를 높인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불닭·김밥이어 또 알아버렸네…해외에서 '뻥' 터...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