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전, 조선 전·중기와 전라도 특색 보여
가운루, 계곡 양쪽 기슭 가로질러 조성해
고창 문수사 대웅전과 의성 고운사 가운루가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한 달간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정 여부를 확정한다고 9일 전했다.
문수사는 전라도 지역을 대표하는 문수도량(文殊道場 )이다. 백제 의자왕 4년(644) 자장율사(慈藏律師)가 창건했다고 전한다. '문수사 창건기(1758)'에 따르면 임진왜란 뒤인 선조 40년(1607) 중창됐고, 효종 4년(1653) 회적 성오화상에 의해 다시 고쳐졌다. 문화재청 측은 "이듬해(1654) 제자 상유가 삼불좌상과 시왕상을 조성한 기록으로 보아 이 시기에 또 중창됐다고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주불전인 대웅전은 보물 '고창 문수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이 봉안된 건물이다. 규모는 정면 세 칸, 측면 두 칸이다. 단순하면서도 강직한 공포의 형태와 짜임에서 조선 전·중기에 이르는 양식과 전라도의 지역적 특색이 나타난다.
지붕은 네 면에 공포가 배열된 팔작(맞배지붕 옆에 삼각형 합각을 남기고 경사를 지어 기와를 올리는 지붕)이었으나 후대에 맞배(지붕면의 앞뒤로만 경사를 지어 기와를 올리는 지붕으로 옆에 판재를 이어붙여서 비바람을 막음) 형태로 바뀌었다. 다포계 맞배지붕 기법과 양식을 충실히 갖추고 있다. 단청에도 전통 무기안료와 아교가 사용된 옛 기법이 남아 학술·역사적 가치가 높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6교구 본사인 고운사는 신라 시대에 의상대사에 의해 창건된 사찰로 전해진다. '고운사사적비(1729·1918)' 등에 따르면 진입부에 있는 가운루는 1668년 건립됐다. 계곡 위를 가로질러 건립된 사찰 누각 가운데 가장 크다.
규모는 정면 다섯 칸, 측면 두 칸이다. 장방형 평면에 팔작지붕 형식을 갖췄다. 조선 중·후기 건축양식이 잘 남아있다. 건물은 계곡 양쪽 기슭을 가로질러 조성됐다. 긴 기둥 세 쌍이 계곡 바닥에서 누각을 떠받치는데, 기둥과 기둥 사이 간격이 넓은 편이다. 문화재청 측은 "기존 사찰 누각과는 다른 독특한 구조"라며 "자연과 조화를 잘 이루고 있어 학술·예술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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