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 뇌' 댓글 썼다고 실형 선고 받은 '이 사람'

인도네시아 환경운동가에 법원 실형 선고
새우양식장으로 해변 오염에 주민들 비판
인권단체, 법원 판결에 반발

"새우 뇌를 갖고 있다"고 적은 인도네시아 환경운동가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6일(현지시간) 자카르타 포스트를 종합하면, 지난 4일 중부자바주 지방법원은 환경운동가 다니엘 마우리츠 탕킬리산에게 온라인을 통한 혐오 조장 발언 유포 혐의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징역 7개월에 벌금 500만 루피아(약 43만원)를 선고했다.

인도네시아 새우 [사진출처=EPA/연합뉴스]

지난 2022년 11월 환경운동가인 다니엘은 페이스북에 카리문자와 제도의 한 해변을 촬영한 영상을 올렸다. 댓글에는 '새우 뇌'(Otak Udang)를 가진 지역 주민들이 공짜로 새우를 먹으려고 새우 양식장을 운영하면서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다고 적었다. 인도네시아에서 '새우 뇌'는 멍청하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인도네시아 검찰은 다니엘의 글이 정보·전자거래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기소했고, 징역 10개월을 구형했다. 인도에서는 해당 법이 특정 종교나 집단에 대한 증오심을 부추길 목적으로 정보를 유포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후 인니 법원도 그의 글이 이 지역 주민들에 대한 혐오를 조장했다며 유죄를 인정하자, 다니엘 측은 항소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 사건은 다니엘이 아닌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환경 보호법을 적용해야 하는 문제"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인도의 환경운동·시민단체도 해당 선고를 일제히 비판했다.

인도네시아 환경법센터(ICEL)의 레이날도 셈비링 사무총장도 "다니엘의 글은 다른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었다"며 "그가 싸워온 것은 모든 사람에게 건강하고 좋은 환경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법원 판결에 반발했다.

인도네시아 틱토커 리나 루트피아와티. 틱톡 팔로어가 200만명이 넘는 라이프스타일 인플루언서로 인도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 루트피아와티 틱톡 캡처]

인권 단체 역시 "인도네시아의 정보·전자거래법상 모욕죄가 너무 엄격하게 적용되면서 소수자나 사회운동가들을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해 구독자 200만명을 보유한 인도네시아 틱톡 인플루언서 리나 루트피아와티가 ‘돼지껍데기 먹방’ 영상을 올렸다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먹기 전 “알라의 이름으로(비스밀라)”라는 이슬람식 식사 기도를 하기도 해 결국 이슬람을 모욕한 혐의로 징역 2년의 처벌을 받기도 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