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 대학 인근서 사전투표
20대 25%·30대 23.4% 부동층
20·30세대 표심이 4·10 총선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여야 대표가 젊은 부동층의 표심을 의식한 듯 나란히 대학가 인근에서 사전투표를 마쳤다.
5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화여대 인근인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했다.
이날 한 위원장은 투표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이번 총선에 대해 "자기 죄를 방어하겠다는 사람들과 법을 지키며 선량하게 살아온 사람들 사이의 대결"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표장에 나가면 (우리가) 이기고, 투표장에 나가지 않으면 대한민국이 망한다"며 사전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한 비대위원장이 이대 인근에서 투표를 한 건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경기 수원정 후보의 '이화여대생 미군 장교 성 상납' 논란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후보는 2022년 한 유튜브 채널에서 "종군 위안부를 보내는 것에 큰 역할을 한 사람이 바로 김활란(이대 초대 총장)"이라며 "미군정 시기에 이대 학생들을 미군 장교들에게 성 상납시켰다"고 발언한 것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이에 이대 졸업생들은 집회를 열고 김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강력히 반발했다. 총학생회도 김 후보의 발언에 대해 "이화의 구성원에게 모욕과 상처를 준 명백한 명예훼손"이라며 "앞으로 이대에 대한 부적절한 내용으로 정쟁을 확산시키는 일을 만들지 않기를 요구한다"는 입장을 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같은 날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인근 사전투표소에서 카이스트 재학생들과 함께 사전투표했다.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지원 삭감과 카이스트 졸업식에서 발생한 이른바 '입틀막 논란'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 2월16일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서 한 졸업생이 윤석열 대통령이 축사를 할 때 R&D 예산과 관련해 자리에서 일어나 대통령을 향해 항의를 하던 중 제지를 당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지난 2월 카이스트 졸업생이었던 신민기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은 카이스트 학위수여식에서 윤 대통령에게 R&D 예산 삭감을 항의하다 경호원에 의해 입을 막힌 채 강제 퇴장당했다. 이후 카이스트 동문이 집단 항의하는 등 반발이 일었다.
이 대표는 이날 "입틀막을 당한 카이스트 학생들과 함께 과학기술의 중요성, 정부 정책의 무지함 등을 지적하고 싶었다"며 "주권 행사는 나의 인생을 결정하는 것이다, 우리 자녀의 미래를 통째로 결정하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많이 투표해달라"고 당부했다.
여야 대표가 젊은 층이 많은 대학교 인근에서 투표한 것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현재 젊은 층은 아직 어느 쪽을 선택할지 결정하지 못한 이른바 '부동층'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들의 표심이 이번 총선의 승패를 가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3일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가 동아일보 의뢰로 지난달 28~29일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대 유권자 25%, 30대 유권자 23.4%가 부동층으로 나타났다.
이 여론 조사는 무선전화 면접 100% 방식으로 무선 RDD를 표본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9.3%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3시 현재 투표율이 11.12%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오전 6시부터 진행된 사전투표에서 전체 유권자 4428만11명 가운데 492만2548명이 투표를 마쳤다. 이는 2020년 21대 총선의 사전투표 동시간대 투표율(8.4%)에 비해 2.6%p 높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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