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공급과잉 여전한데 국제유가 급등까지…석유화학업계 초긴장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원가비중 70~80% 차지
원재료 나프타 가격 인상분
에틸렌 제품가에 반영 안돼
바닥론 찬물…장기부진 우려

국제유가가 강세를 띠면서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초긴장 모드다. 중국발 공급 과잉에 중동 정세 악화로 국제유가 5개월 만에 최고치 기록하면서 원가 부담이 커지는 이중고가 덮쳤기 때문이다. 유가가 높아질수록 석유제품인 나프타를 원료로 사용해 에틸렌을 생산하는 국내 업체에 불리하다. 원가 비중이 70~80%인 석유화학제품은 유가와 가격이 연동되지만 지금은 이마저도 통하지 않고 있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나프타 가격은 지난달 28일 기준 t당 716달러였고 에틸렌 가격은 t당 931달러였다. 가격 차이가 t당 215달러에 불과하다. 지난 2월 평균 262달러였던 에틸렌 스프레드가 한 달 새 18% 빠진 것이다.

에틸렌 스프레드는 에틸렌 판매가격에서 원료인 나프타 가격을 뺀 값으로, 화학 부문 수익성 지표로 꼽힌다.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3일(현지시간) 배럴당 각각 89.99달러, 85.43달러까지 오르며 90달러 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둘 다 작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공급과잉 여전한데 국제유가 급등까지…석유화학업계 초긴장
AD
원본보기 아이콘

국제유가는 연일 상승하고 있지만 나프타 가격 인상분이 제품 가격에 반영되지 못하면서 석유화학업계는 올해도 힘든 해를 보낼 전망이다. 국제유가는 3월 한 달 새 5.8% 상승했지만, 에틸렌 가격은 오히려 2.3% 하락했다.


김평중 한국석유화학협회 본부장은 "제품 가격은 원가(유가)와 시황에 영향을 받는데, 지금은 과잉공급으로 원가 반영이 안 되고 있다"며 "에틸렌과 프로필렌을 원료로 하는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합성수지 가격 정체 문제는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PE와 PP 가격(지난달 기준)은 전년 대비 8.1%, 5.3% 하락했다.

유가 강세는 석유화학업계의 '1분기 바닥론'에 찬물을 끼얹는 변수다. 에틸렌 생산량 기준 국내 최대 기업인 롯데케미칼의 이훈기 대표는 지난달 정기주주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작년 4분기, 올해 1분기가 바닥"이라며 "과거처럼 본격적인 회복세를 예상하기 어렵지만 하반기로 가면서 작년보다 소폭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 에틸렌 설비 증설 속도가 둔화하는 데 따른 기대감이다.


LG화학 대산공장 NCC 전경 [사진제공=LG화학]

LG화학 대산공장 NCC 전경 [사진제공=LG화학]

원본보기 아이콘

하지만 유가 강세로 원료비 부담이 커질 경우 수요가 늘어도 마진을 확보하긴 쉽지 않다. 글로벌 에틸렌 수요 증가분은 작년 685만t에서 올해 715만t으로 예상된다.


김평중 본부장은 "글로벌 수급 여건을 보면 올해 1분기 저점을 지나 하반기로 갈수록 전년보다는 석유화학 시장이 나아질 것"이라면서도 "최근 유가가 다시 급등하고 공급물량도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제품 가격이 과거만큼 오를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고 했다.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사무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사무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정부는 장기 부진에 빠진 석유화학업계 지원 사격에 나선 상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강경성 1차관 주재로 업계 간담회 열고 나프타의 관세 면제를 추가 연장하는 방안 추진하기로 했다. 나프타는 석유화학 제품 제조 원가의 70%가량을 차지한다. 이날 ‘석화산업 경쟁력 강화방안 협의체’도 출범했다.


유준위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중국의 자급률 상승에 따른 전방 수요 약화와 초과공급 누적 등을 고려하면 중장기적 관점에서 공급과잉 해소가 어려워 예전 같은 업황 호조가 재현되긴 어렵다"고 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허그'만 하는 행사인데 '목 껴안고 입맞춤'…결국 성추행으로 고발 음료수 캔 따니 벌건 '삼겹살'이 나왔다…출시되자 난리 난 제품 수천명 중국팬들 "우우우∼"…손흥민, '3대0' 손가락 반격

    #국내이슈

  • "단순 음악 아이콘 아니다" 유럽도 스위프트노믹스…가는 곳마다 숙박료 2배 '들썩' 이곳이 지옥이다…초대형 감옥에 수감된 문신남 2000명 8살 아들에 돈벌이 버스킹시킨 아버지…비난 대신 칭찬 받은 이유

    #해외이슈

  • [포토] '아시아경제 창간 36주년을 맞아 AI에게 질문하다' [포토] 의사 집단 휴진 계획 철회 촉구하는 병원노조 [포토] 영등포경찰서 출석한 최재영 목사

    #포토PICK

  • 탄소 배출 없는 현대 수소트럭, 1000만㎞ 달렸다 경차 모닝도 GT라인 추가…연식변경 출시 기아, 美서 텔루라이드 46만대 리콜…"시트모터 화재 우려"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이혼한 배우자 연금 나눠주세요", 분할연금제도 [뉴스속 그곳]세계문화유산 등재 노리는 日 '사도광산' [뉴스속 인물]"정치는 우리 역할 아니다" 美·中 사이에 낀 ASML 신임 수장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