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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 총선 판 왜 나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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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전 대통령, 민주당 내에서 PK에 독보적 지위
현 정부 실정에 대한 반발 등 결집하려는 의도
과거 정부 인사들의 지원 요청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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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이 부산·울산·경남 등 이른바 PK 일대를 중심으로 선거전에 나섰다. 파란색 등산복 차림으로 후보들이 출마한 지역구를 찾는 문 전 대통령의 행보는 자택으로 찾아온 자당 후보와 밥 한 끼나 차 한 잔을 같이 하는 식의 간접적인 지원방식에 비해 한층 적극적인 방식이다. 이 때문에 배경 등을 놓고 정치권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에게는 천군만마와 다름없지만, 국민의힘은 '전례가 없는 사상 초유의 일'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문 전 대통령은 최근 경남 양산, 부산 사상, 울산 등을 방문해 시민들을 만났다. 그는 후보를 찾아 인사를 나누거나, 시민들과 함께 거리를 걷는 식으로 방문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문 전 대통령 스스로는 일련의 행보에 대해 '조용한 응원'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현 정부에 대해 "칠십 평생 이렇게 못하는 정부는 처음 본 것 같다"며 "정말 무지하고, 무능하고, 무도하다"고 성토하는 모습을 보였다. 퇴임 후 경남 양산을 거처로 삼아 머물렀던 그가 이번 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낙동강 벨트 일대에서 전방위로 나섬에 따라 지역 민심도 들썩인다.

문 전 대통령은 왜 선거전에 뛰어들었을까.


정치권에서는 우선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문 전 대통령이 PK에서 대체 불가의 입지를 갖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민주당 선거 승리의 공식을 보면 수도권에 더해 PK에서 선전했을 때 가능했다. 흩어진 '비이재명' 지지자들을 결집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영국에 유학 중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제외하면 PK에는 민주당의 대선주자급 정치인이 없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민주당이 PK에서 그나마 당선자를 내왔던 것은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의 인생을 갈아 넣은 결과라고 봐야 한다"며 "'조용한 응원'도 이에 대한 연장선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지난 정부에 참여했던 인사들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박상병 시사평론가는 "전직 대통령이라고 해서 후보들이 선거전에 다 도와달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며 "문 전 대통령은 정권을 내줬기는 했지만, 퇴임 때까지 국민적 지지율이 낮지 않았던 대통령이기도 했다"고 이유를 분석했다.

발언에서 확인되듯 현 정부에 대한 문제의식도 상당하다. 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첫 서울 공식 방문인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파탄 난 지금의 남북 관계를 생각하면 안타깝고 착잡하기 짝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외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현안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지난 정부에 참여했던 인사들이 수사, 감사 등의 대상이 되거나 재판에 처하는 등 어려움에 부닥친 것에 대해서 우려를 전달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검경의 칼날이 문 전 대통령을 겨눈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씨는 SNS에 '또다시 표적이 될 아버지와 우리 가족'이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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