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혐오범죄 처벌법' 시행
위반 시 최고 징역 7년 형 처해질 수도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다음 달 혐오 범죄를 처벌하는 새로운 법 시행을 앞두고 '해리 포터' 작가 조앤 K. 롤링이 논란에 섰다.
스코틀랜드가 1일(현지시간)부터 발효한 '혐오범죄 및 공공질서법'은 나이나 장애, 성적 지향성, 성전환 등을 이유로 한 위협 또는 공격적 행동을 처벌하는 법이다. 1986년 시행된 인종 혐오 범죄에 대한 법에서 보호 대상을 확장한 형태로 위반 시 최고 징역 7년 형에 처해질 수 있다.
법 시행과 함께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 사는 롤링은 '기소 1순위'로 꼽히면서 논쟁에 휘말렸다. 지난달 롤링은 성전환 여성 방송인을 남성으로 지칭했다가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또 평소 성전환에 반대하는 공개 발언으로 여러 차례 논란이 있었다.
롤링은 지난 17일 엑스(X·옛 트위터)에 “내가 이 터무니없는 법에 따라 기소되지 않으려고 남자를 남자로 부르는 게시물들을 삭제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만우절 농담급”이라고 썼다.
관련한 논란에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는 단순히 다른 사람의 성(젠더)을 잘못 부른다고 처벌 대상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긋긴 했다.
하지만 시번 브라운 공공안전처장은 이날 BBC 라디오와 한 인터뷰에서 성을 잘못 부르는 행위가 처벌될지 질문에 "신고가 들어올 수 있고 수사받을 수도 있다"며 "어떻게 될지는 스코틀랜드 경찰에 달렸다"고 답했다. 롤링이 경찰 수사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해석될 여지가 있는 것이다.
이에 롤링은 바로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기존 주장을 굽히지 않는 장문의 게시물을 올리면서 "나를 체포하라"고 응수했다. 이어 "남성을 남성으로 부르지 못한다면 여성에 대한 범죄 현실을 적시하고 방지하며 여성의 권리에 대한 공격을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외국에 있다고 밝힌 롤링은 "스코를랜드식 계몽주의의 발상지로 돌아가 체포당하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나를체포해'(#ArrestMe)라는 해시태그도 달았다. X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한편, 해당 법안은 포괄적이고 모호해 표현의 자유를 훼손할 것이라는 우려도 상당하다. 스코틀랜드 경찰 감독관 협회장인 롭 헤이는 "SNS상 문제 제기가 급증할 수 있는데, 문제는 이를 다룰 수 있는 (인력 등) 추가 자원이 제공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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