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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인턴 10% 미만 등록… "수련시스템 붕괴, 후유증 5년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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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인턴 임용 등록 2일 마감
전문의 양성 체계 마비 본격화
수련병원"공백 메울 대책 논의 중"

2일로 올해 상반기 인턴(수련의) 합격자의 각 병원 임용 등록이 종료된 가운데, 대상자 10명 중 9명 이상 비율로 등록을 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이에 따라 전문의 수련 시스템의 붕괴가 '공식적으로' 시작됐다고 판단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인턴들의 임용 등록 마감인 2일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 비어있는 인턴 전용 공간.[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인턴들의 임용 등록 마감인 2일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 비어있는 인턴 전용 공간.[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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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인턴 임용 등록 마지막 날인 2일 전체 인턴 합격자 2697명 중 10% 미만이 수련병원에 등록했다. 전병왕 중수본 총괄관은 지난달 28일 브리핑에서 "올해 인턴 합격자는 4월 2일까지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임용 등록하도록 안내했다"며 "이때까지 임용 등록하지 않으면 올해 상반기 인턴 수련은 불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인턴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해 일반의 자격을 얻은 새내기 의사가 수련병원에서 모든 진료과목을 순회하며 기초적인 임상 의술을 익히는 수련 과정 1년 차를 뜻한다. 1년 과정의 인턴을 수료해야 레지던트(전공의) 지원이 가능하다.

이날까지 등록하지 않은 신규 인턴은 오는 9월 시작하는 하반기 수련 또는 내년 3월부터 수련을 받아야 한다.


이들은 통상 병원에서 입원환자 기본 처치 등을 맡으며 교수와 전문의들이 진료와 수술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컨대 소변줄을 끼우거나 삽입된 튜브가 빠졌을 때 재삽관하는 등의 처치를 담당한다. 대부분의 수련병원에서 올 상반기 인턴 공백이 현실화하면서, 대학병원 교수들이 수시로 외래 진료나 수술을 중단하고 병동에 올라가 입원 환자의 소변줄 삽입 등을 직접 해야 하는 상황에 닥쳤다. 복지부는 은퇴한 시니어 의사 재채용 및 PA(진료보조)간호사에게 인턴 업무 상당 부분을 맡기는 등의 비상의료대책 시행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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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임용 예정이던 인턴이 올 하반기 복귀한다고 해도 전공의 수련 기간이 줄줄이 뒤로 밀리게 돼, 수년간 정상적인 전문의 배출 스케줄을 유지할 수 없어진 것이라고 정부는 설명한다. 매년 3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1년 단위로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던 인턴 및 레지던트 연차별 계약 및 교육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내년 이후 군의관과 공중보건의 적시 공급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에 인턴 수련이 이뤄지지 않으면 내년 상반기 레지던트 모집도 불가능해진다. 의료법상 1년간의 인턴 수련을 마쳐야 레지던트에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임용 등록을 포기한 인턴 합격자는 내년 3월 시작하는 레지던트 과정에 지원할 수 없다. 현재 사직서를 내고 이탈한 전공의 외에, 내년 신규 전공의 수련도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 뒤로 밀리면서 수련병원의 교육 기능 전체가 뒤엉키게 됐다. 여기에 현재 이탈 중인 전공의들까지 돌아오면 대부분 수련병원이 연도별 전공의 수용 가능 규모를 넘어서서 전공의 트레이닝 부실화가 우려된다고 정부는 내다본다.

의료계도 같은 지적을 한다. 우봉식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장은 "한 기수 연차가 빠진다는 것은 지금까지 유지되던 수련 시스템 자체가 완전히 붕괴하는 것"이라며 "새로운 시스템이 자리 잡을 때까지 인턴 1년과 레지던트 4년 등의 한 번의 수련 사이클이 다 지나가는 5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 상반기 인턴 임용 거부에서 시작된 장기적 전공의 공백을 메울 방법은 없다. 결국 수련병원들이 수년간 지금처럼 응급과 중증 환자만 받으면서 버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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