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하주사 제형 변경 세계가 주목
하이브로자임 플랫폼, 글로벌 4개사에 기술수출
전 세계 주요 국가에 특허로 기술 장벽
2026년 이후 안정적인 매출 구조 기대
2008년 설립한 알테오젠은 기존 바이오 의약품보다 효능을 개선한 차세대 바이오베터 및 항체-약물접합(ADC)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등을 연구·개발하는 바이오 업체다. 약물 지속형 플랫폼(NexP™-fusion)과 ADC 플랫폼(NexMab™) 등 다양한 플랫폼을 갖추고 있다.
주요 파이프라인으로 ▲정맥주사(iv)를 피하주사(sc)로 전환해주는 하이브로자임(Hybrozyme™) ▲지속형 인성장호르몬 치료제(ALT-P1)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ALT-L9) ▲허셉틴 바이오시밀러(ALT-L2) ▲히알루로니다제 단독제품 테르가제(ALT-BB4) 등이 있다.
히알루로니다제를 이용해 정맥주사 제형 항체의약품을 피하주사로 전환하는 기술은 미국의 할로자임 테라퓨틱스와 알테오젠 등 전 세계 2개 사만 보유하고 있다. 알테오젠이 독자 개발한 하이브로자임 플랫폼 기술은 히알루로니다제를 활용해 항체의약품을 피부 아래 세포외기질(ECM)에 주입하는 피하주사 방식으로 바꿔준다. 세계적인 제약사 머크(MSD)를 비롯해 인타스, 산도스 등 총 4개 사에 기술수출했다. 두 개 제품은 품목허가를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피하제형으로 전환하는 이유는 다양하다"면서 "알테오젠 기술을 사용해 만든 피하제형은 새로운 특허가 적용되기 때문에 독점적 권리를 연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요 항체치료제 특허 만료를 앞두고 피하제형으로 바꾸려는 수요가 있다"며 "미국 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약값 협상에서도 피하제형은 협상 대상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 세계 독점권 MSD 부여…기술력 입증
알테오젠은 지난달 25일 MSD로부터 계약금 2000만달러를 수령했다. MSD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의 피하제형 제품 개발 및 상업화를 위해 알테오젠의 인간 재조합 히알루로니다제 엔자임(ALT-B4)에 대한 전 세계 독점권을 확보했다.
독점권까지 확보하면서까지 MSD가 혈관주사 제형인 키트루다를 피하제형으로 바꾸려는 이유는 다양하다. 엄민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피하주사 제형으로 출시해 혈관주사 제형 시장을 대체하고 그로 인한 바이오시밀러 진입을 막을 수 있을 것"이며 "환자와 의료진의 시간과 비용에서의 효율성, 국가 보험 재정적 부문 모두에서 피하주사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키트루다뿐만 아니라 옵디보, 티쎈드릭의 피하주사 제형 출시가 모두 완료되는 내년부터 전 세계 항암제 시장에서 대격변이 시작될 것"이라며 "MSD 키트루다는 시작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알테오젠과 MSD가 계약 내용을 전부 공개하지 않았으나 여의도 증권가는 연간 로열티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계약에 따른 로열티율이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와 관련해서 시장 평균 추정치는 3% 안팎"이라며 "키트루다 피하제형은 혈관주사 제형 매출의 절반 수준에 달할 것"이라며 "2029년부터 판매 로열티를 수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40조원에 달하는 키트루다 매출에서 약 50%를 대체한다고 했을 때 키트루다 피하제형 매출을 20조원으로 추정할 수 있다. 매출의 3%를 로열티로 받는다면 연간 6000억원이 들어온다. 일각에서는 최대 5%에 해당하는 1조원을 수령할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기술력을 입증하려면 막대한 비용을 들여 임상 시험을 해야 한다"며 "세계적으로도 신뢰도가 높은 빅파마가 임상을 진행하면서 알테오젠은 비용 부담도 없고 신뢰도는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플랫폼 기술 응용 파이프라인 확장
하이브로자임 플랫폼 기술을 통해 현금 창출 기반을 마련한 알테오젠은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올해 품목허가 및 시판이 예상되는 재조합 히알루로니다제 단독제품 '테르가제'를 시작으로 자체 개발 품목과 해외제약사에 기술 수출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상업화도 기대된다.
알테오젠은 중국 치루제약으로부터 ALT-L2 임상 완료에 대한 마일스톤을 수령했다. 치루제약은 임상 3상 수행 및 이에 대한 임상결과보고서(CSR)를 수령하고, 시판을 위한 품목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알테오젠에 약속한 마일스톤을 지급했다. ALT-L2는 중국 내 10대 제약사 가운데 하나인 파트너사 역량에 힘입어 경쟁력 있는 품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허 등록을 통한 기술 장벽 구축도 활발하다. 최근 지속형 말단비대증 치료제(ALT-B5)의 미국 특허를 등록했다. 말단비대증은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의 과잉생산으로 인한 질병으로 얼굴과 손발이 커지는 증상을 보인다.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028년 약 2조9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알테오젠은 성장호르몬 길항제에 지속형 바이오베터 원천기술을 적용해 개발하고 있다. 관계자는 "지속 가능한 세계적인 제약사로 성장하기 위해 계속해서 플랫폼 기술을 적용한 파이프라인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오는 6월 내분비 학회에서 포스터 발표할 예정"이고 말했다.
인간 히알루로니다제(PH20)의 변이체인 ALT-B4와 항체의약품 및 저분자 화합물, 압타머 등 다양한 의약품과의 혼합제형에 대한 국내 특허 등록을 마쳤다. 항체치료제를 개발하는 제약사와 원활하게 협업하려면 독점권을 보장할 수 있는 특허를 미리 취득하는 것이 유리하다.
차세대 항암치료제로 꼽히는 항체-약물 접합체(ADC)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ADC는 항체에 세포독성 약물을 링커로 접합한 구조다. ADC가 암세포 표면 수용체를 인식하고 결합하면 암세포 내로 유입되고 약물이 분리되면서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원리다. 알테오젠은 항체치료제의 장점과 합성 약물 장점을 결합해 항체의약품보다 효능은 뛰어나고 합성 약물보다 독성에 의한 부작용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습성황반변성 치료제인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도 기대 품목 가운데 하나다. 특허 만료가 임박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ALT-L9) 제품의 임상3상 시험을 전 세계 12개국에서 진행하고 있다. 습성황반변성 치료제 시장은 루센티스와 아일리아가 전 세계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2022년 기준 아일리아와 루센티스 시장규모는 각각 97억6000만달러, 29억8000만달러다.
파이프라인을 확장하는 가운데 지난해 매출액 965억원, 영업손실 97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2022년 68.9%에서 73.2%로 높아졌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현재까지 연구개발 비용으로 지속적인 지출이 발생하고 있다"며 "마일스톤을 수령하면서 일시적인 매출이 발생할 뿐 지속적인 매출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26년부터 가장 먼저 기술적용 제품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인공지능(AI) 기술과 바이오 의약 생산기술 접목에 따라 히알루로니다제 없는 피하제형 및 경구제형의 미래가 도래할 수 있다는 점은 위협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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