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두고 '대장동 재판'에 발목 잡힌 李
임종석, '낙동강' 집중…박용진은 험지 지원
총선을 8일 앞두고 제1야당 대표가 재판을 받느라 자리를 비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야기다. 민주당 입장에선 다소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이지만, 공천 과정에서 갈등을 빚던 주요 인사들이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2일 오전 8시 45분께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켜고, 남병근 경기 동두천시양주시연천군을 후보를 '원격' 지원했다. 이 대표는 남 후보의 경쟁자로 나선 김성원 국민의힘 후보가 2022년 수해 복구 현장에서 '사진 잘 나오게 비 좀 왔으면 좋겠다'고 했던 발언을 상기하며 "우리 쪽 후보는 정말 오래전에 했던 이야기를 꺼내서 후보 사퇴하라고 하면서 (공직자 신분으로 이런 발언을 한 김성원 후보는) 파면했어야 마땅한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대장동·백현동·성남FC 사건 관련 배임·뇌물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재판에 출석한다. 공식 선거운동 2일 차인 지난달 29일에도 법정에 나가 "검찰 독재 국가의 정치검찰이 노린 결과"라고 반발했다. 총선 일정을 이유로 불출석했다가 법원으로부터 '강제구인' 경고를 받은 데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총선을 하루 앞둔 9일에도 기일이 잡혀 있다.
이 대표는 유튜브를 통한 '깜짝 지원 유세'로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재판 출석에 따른 부재를 '정치검찰의 노림수'로 규정하고, 언론의 비판에도 각을 세우면서 사법 리스크를 돌파하려는 모습이다. 이날 방송에서도 "언론 환경이 안 좋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우리끼리 소통 통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친명횡재 비명횡사'라 불리던 공천 과정에서 이 대표와 대립하던 비명계 인사들이 하나둘 지원 유세를 시작하면서 이 대표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당이 사활을 건 '낙동강 벨트'에 머물면서 유세를 지원하고 있다. 이날 오후에는 경남 창원 지역 후보들의 선거운동을 도울 예정이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이던 지난달 28일에는 자신이 배제됐던 서울 중구성동구갑을 찾아 전현희 후보를 지원했고, 유세 현장을 찾은 이재명 대표와 만나 포옹하며 '원팀'을 과시하기도 했다.
'비명횡사'의 상징으로 꼽히던 박용진 의원은 주로 험지에 출마한 후보들의 유세 현장을 찾아 '정권심판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달 31일에는 서울 송파·서초구 등을 찾았다. 총선 막판까지 열세 지역으로 꼽히는 대구·경북(TK) 지역 등을 찾아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공천 과정에서 지도부에 쓴소리하던 김부겸 전 총리도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전국을 누비고 있다. 전날 김영배 서울 성북구갑 후보 지원 유세에선 윤석열 정부를 '소갈머리'에 빗대 "중소상인, 자영업자 등은 억장이 무너진다는데 쓸데없이 부자들 세금 깎아주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날 하루 동안 강원·충북·대구·경북 등을 찾을 예정이다.
당내에선 비명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의 유세 합류를 두고 '정권심판론'이라는 대의를 먼저 생각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당대표의 공백에도 이런 '원팀' 이미지가 당 지지율의 상승세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읽힌다.
다만, 총선 이후 갈등의 불씨가 되살아날 여지도 있다. 임 전 실장이나 박 의원이 당 선대위에 합류해서 공식 유세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개별적으로 '백의종군'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임 전 실장은 전날 MBC라디오에서 이재명 대표와 직간접적으로 대화를 나눠 봤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서울 중구성동구갑 유세 현장에 이 대표가 나오는 것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면서 "(총선의)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고, 이후 해야 할 정치적 역할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했다.
한편, 문재인 전 대통령도 "칠십 평생 이렇게 못하는 정부는 처음 본 것 같다"며 본격적인 선거 지원에 나섰다. 전날 경남 양산시·부산 사상구 후보들을 지원한 데 이어 이날 하루는 울산 지역을 돌며 '낙동강 벨트'에 힘을 실을 예정이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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