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이 오염된다"…불법 이민자, 테러리스트 비유

"불법 이민자 수백만 명 유입"
"상당수가 테러리스트·마약상"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불법 이민에 대한 강경 발언을 이어나가고 있다. 최근 미 남부 국경을 통한 불법 입경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불법 이민자 범죄에 대한 미국 사회의 경각심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전역의 도시들이 오염되고 있다"며 "수백만 명의 불법 이민자들이 유입되고 있는데 그 중 상당수가 감옥이나 정신병원에서 온 사람들이며, 테러리스트 또는 마약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선 이민자 범죄라는 새로운 형태의 범죄가 생겼다"고 비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불법 이주민에 대한 대대적인 추방을 실시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우선 나쁜 사람들(bad ones)부터 내보낼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베네수엘라 범죄율은 지난해보다 67% 감소하고 감옥도 텅 비었다"며 "이는 베네수엘라가 모든 폭력조직을 미국으로 추방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유세에서도 불법 이민자에 대해 "미국의 피를 오염시킨다"고 표현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바이든 대통령 캠프는 물론 주류 미국 언론도 강하게 비판했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랑곳하지 않고 불법 이민자에 대한 초강경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미국 국경 문제에 대해 자신의 지지층은 물론 민주당 진영 일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AP통신의 지난달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10명 중 4명, 흑인 유권자의 55%, 히스패닉의 73% 등을 포함해 미국 국민의 3분의 2가량이 바이든 대통령의 국경 안보 정책을 비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2일 낮 미시간주 그랜드 래피즈를 찾아 불법 이민자 범죄 문제를 집중적으로 부각하며 바이든 정부의 국경 문제를 비판할 예정이다. 최근 미국 조지아주에선 25세 여성이 불법 이주민에 의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며 미국 사회의 공분을 자아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