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비난 속출…알고 보니 일용직 근로자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누군가 전기밥솥을 사용한 사진을 올리며 ‘전기도둑’이라고 비난한 글이 화제를 모은 가운데, 밥솥 주인이 해당 아파트에 도배하러 온 일용직 근로자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파트 단톡방에 올라온 전기도둑’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 A씨는 해당 아파트 입주민 단체 채팅방 글을 올렸는데, 채팅방에서 한 입주민은 “114동 지나가는데 이상한 게 콘센트에 꽂혀 있다”고 지적했다. 함께 올라온 사진을 보면, 지하 주차장 기둥 콘센트에 밥솥이 꽂혀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를 본 다른 입주민은 "아니, 누가 밥을…."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곧장 "얼마나 전기요금 아끼려고 그러냐", "진상이다", "들고 오르내리기 힘들겠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밥솥 주인을 비판했다. 반면, "아파트에 휴게실이 없어서 미화원이나 경비원분들이 밥하는 걸 수 있다", "슬픈 사연이 아니길 바란다", "지은 지 20~30년 된 아파트는 따로 휴게 공간이 없어 일하시는 분들이 밥 한 끼 해 드시기도 한다" 등의 반응도 있었다.
입주민과 누리꾼의 입방아에 오른 밥솥의 주인은 다음 날에야 밝혀졌다. 31일 A씨는 밥솥 주인이 아파트 도배 애프터서비스에 나선 일용직 근로자였다고 전했다. A씨는 다시 글을 올리며 "아파트 도배하시던 분들이 이용하셨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사과의 말을 전하고자 부득이하게 원래 글을 수정한다. 댓글들 보면서 생각이 짧았구나 싶어 마음이 무거워졌다”며 “죄스러운 마음에 삭제하려 했지만 되지 않는다. 상처 입으셨을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 또 저의 행동으로 괜한 오해를 받으신 아파트 입주민들께도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한 누리꾼은 "게시판에 사진 몇 장 올리고 무작정 비난하는 일을 자중해야 한다"고 의견을 달았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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