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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학원 대신 학교에 남은 아이들…"사교육비 부담 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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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늘봄학교 현장에 가다
하교 후 학교에 남은 1학년 아이들
놀이와 교육, 돌봄 공존하는 늘봄
2학기 전면 시행, 시설 확충 고민 중

"다른 반 친구들도 사귀고 간식도 같이 먹고 너무 재밌어요!"

26일 오후 1시 무렵 대구 북구 삼영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는 정규수업이 끝난 후 또 다른 수업이 시작됐다. 초등학교 1학년 학생 15명 남짓은 교실에 앉아 '마음 디퓨저'라고 적힌 그림에 작은 손으로 각양각색의 색깔을 채워 넣고 있었다. 아이들은 각자 색칠공부에 집중을 하거나 왁자지껄 대화를 나누며 자유로이 시간을 보냈다. 한 아이는 색칠한 결과물을 취재진에게 뿌듯하게 내보이기도 했다.


같은 시간 또다른 교실에서는 늘봄학교 영어 수업이 이뤄졌다. 마찬가지로 각기 다른 반에서 모인 9명의 1학년 학생들이 앉아서 수업을 듣고 있었다. "하우 메니 래빗츠?" "쓰리!" 늘봄 강사의 질문에 아이들은 있는 힘껏 한팔을 들고 서로 대답을 하겠다고 나섰다. '베리 굿'이라는 강사의 대답에 정답을 맞춘 아이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26일 오후 대구 북구 삼영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늘봄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박준이 기자]

26일 오후 대구 북구 삼영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늘봄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박준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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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수업이 끝난 후에도 학교에 남은 아이들은 올해 삼영초에 입학한 초교 1학년 학생들이다. 이 학교에선 신입생 94명 중 81명(86.2%)이 늘봄수업을 신청했다. 이들은 하교 후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늘봄 맞춤형 프로그램, 맞춤형·방과후 프로그램, 맞춤형·돌봄 프로그램, 방과후 프로그램 등의 수업을 각기 듣는다. 수업과 수업 사이에는 간식 시간, 개인 활동, 특기 적성 프로그램 등이 이뤄진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늘봄 전담 인력은 기간제교원과 자원봉사자를 포함해 총 5명이 배치됐다.


초교 1~2학년 중심으로 운영되는 삼영초의 늘봄교실에는 독서, 창의계발, 종이접기, 음악, 미술활동 등의 수업이 마련돼 있다. 이와 함께 전학년이 신청할 수 있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는 드럼, 바둑, 과학실험 등 총 19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전교생 597명인 삼영초에서는 402명이 참여하고 있다.


26일 오후 대구 북구 삼영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늘봄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박준이 기자]

26일 오후 대구 북구 삼영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늘봄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박준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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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봄학교는 정규수업 이외에 학교와 지역사회의 교육자원을 연계해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교육프로그램이다. 기존의 방과후와 돌봄 프로그램을 통합해 하교 후에도 학교에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올해 3월부터 전국의 일부 선정 학교에서 희망하는 초교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늘봄학교를 도입했다. 이를 하반기엔 전국 초교, 내년에는 2학년까지 대상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늘봄수업 후에는 오석환 교육부 차관,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이 직접 늘봄 일일강사로 참여하기도 했다. 오 차관과 강 교육감은 각각 민들레 꽃과 호랑이가 그려진 머리띠를 쓰고 아이들에게 동화구연을 진행했다. 현재 각 부처에서는 늘봄인력 모집을 홍보하기 위해 장·차관과 고위공직자들이 직접 일일강사로 참여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29일 경기도 화성의 한 초교에서 우주와 로켓을 주제로 그림책 읽기 수업을 진행했다.


26일 오후 대구 북구 삼영초등학교에서 오석환 교육부 차관과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이 일일 강사로 늘봄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박준이 기자]

26일 오후 대구 북구 삼영초등학교에서 오석환 교육부 차관과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이 일일 강사로 늘봄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박준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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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봄학교에 아이를 보내는 학부모들은 하교 후에도 안전하게 학교에 머무를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날 수업 참관이 끝난 후 현장 간담회에서 1학년 학생을 둔 학부모 이주희씨는 "학원 대신 늘봄교실을 보내면서 사교육비 부담을 덜 수 있어서 좋았다"며 "학교에서 안전하게 시간을 보내고 다양한 학습, 놀이활동에 참여할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2학년 학생을 둔 학부모 안소향씨도 "복직을 앞두고 있는데 늘봄 체계가 있다는 자체로 만족한다"며 "아이가 학교생활에도 더 빨리 적응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2학기부터 전면 도입을 앞둔 만큼 교육부와 각 교육청에서는 늘봄인력 모집과 시설 확충에 난항을 겪고 있다. 참여 인원이 늘어날 경우 이를 관리할 수 있는 만큼의 전담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수업을 다양화하기 위해 필요한 교실도 학교 내에서 충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강 교육감은 "삼영초에는 특별실이 많지만, 그래도 늘봄 교실이 확장되면 체육관 등 학생들이 활동적으로 움직일 공간이 부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늘봄교실을 전면 시행하기 위해 대구시교육청에서는 인근에 있는 여러 공공기관과 협약을 준비하고 있다"며 "100m 이내의 공공기관을 섭외해 부족한 공간을 지원받고, 지역 돌봄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오 차관도 "중앙부처에서도 범부처 지원본부 회의를 진행하며 각 부처가 다양한 공공시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서 활용하겠다고 논의 중"이라며 "정리되는 대로 공유드리겠다"고 답했다.


인력 충원과 관련해서도 오 차관은 "각 부처에서 활용할 수 있는 우수자원을 확인했다"며 "우리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협업 체계를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대구=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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