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유지하며 용량 증대·식자재 차별화 전략
원자재값·생산 제반 비용 증가
가격 인하나 인상 유보 가능성에는 말 아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제품을 늘려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을 강화할 예정이다."
황종현 SPC삼립 대표는 29일 경기 안산시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제56기 SPC삼립 정기주주총회에서 기자와 만나 "정부가 강조하는 물가 안정 기조에 발맞추기 위해 경영 회의에서 관련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가성비 제품은 가격대를 유지하면서 기존보다 용량을 키우거나 차별화한 식재료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준비해 나갈 계획"이라며 "다음 주께 이를 반영한 신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식품업계에서 제품 가격은 그대로 유지면서 용량을 줄여 실질적으로 인상 효과를 내는 '슈링크플레이션'이나 가격과 용량은 그대로 두고 품질을 낮추는 '스킴플레이션' 등 꼼수 논란이 불거진 상황을 고려해 비슷한 가격대에서 양과 품질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앞서 SPC삼립은 1964년 첫선을 보인 스테디셀러 제품 '정통크림빵'과 g당 가격은 비슷하고 크기는 6.6배 키운 '크림대빵'을 지난달 한정으로 선보인 바 있다. 출시 60주년을 기념해 소비자의 이색 경험에 초점을 맞췄던 신제품의 사례를 확장해 보다 다양한 영역에서 가성비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식품업계는 정부가 다음 달 4·10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물가 안정을 위해 강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압박을 받고 있다. 라면과 스낵, 빙과 등을 만드는 주요 기업들이 지난해 호실적을 거둔데다, 일부 국제 원자재 가격이 내린 점을 근거로 소비자단체에서도 제품 가격을 내려야 한다고 요구하는 상황이다. 이미 CJ제일제당이 다음 달 1일부로 중력밀가루 1㎏, 2.5㎏ 제품과 부침용 밀가루 3㎏ 등 소비자 판매용 제품 3종 가격을 평균 6.6% 인하하기로 했다. 일부 경쟁사도 인하 시점과 폭을 검토하고 있다.
빵과 샌드위치 등 베이커리 사업과 밀가루, 계란, 떡 등 푸드사업, 식자재 유통 사업 등을 영위하는 SPC삼립도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6% 증가한 3조4333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2.4% 늘어난 917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썼다. 추후 제과·제빵 업계로 제품 가격 인하 요구가 옮겨갈 경우 자유로울 수 없다. 이미 일부 제조사에서는 올해 제품 가격을 올리지 않겠다고 공언한 상황이다.
다만 황 대표는 제품 가격을 내리거나 인상 자제를 검토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설탕이나 카카오 등 다른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생산에 필요한 비용도 전반적으로 상승했다"며 말을 아꼈다. SPC삼립은 지난해 6월 식빵과 크림빵 등 제품 20종의 가격을 각각 100~200원씩 내렸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1주당 현금배당 1700원) ▲사내이사 선임(경재형) ▲사외이사 선임(전성기·이임식) ▲감사위원 선임(전성기·이임식) ▲이사 보수한도 승인(40억원) 등 의안이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비트코인 500원일 때 5000만원 투자한 남친"…현...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