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500대 기업 '채용 동향·인식 조사'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
"비용 및 시간을 절감, 효율성 향상"
올해 인재 채용 절차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했거나 활용을 계획하는 기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123개사 응답)을 대상으로 실시한 '채용 동향·인식 조사'에서 전체 응답 기업 40.7%가 상반기 채용에 AI를 활용하거나 활용 계획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세부적으론 AI를 활용 중인 기업이 22.0%, AI 활용을 고려 중인 기업은 18.7%였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25.4%)와 비교해 약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채용 전형 중 어떤 단계에서 AI를 활용 중이거나 활용을 고려하고 있는지에 대해 전체 응답 기업의 62.3%는 서류전형이라고 답했다. 실무면접 및 토론단계(29.5%), 임원면접(8.2%)이 그 뒤를 이었다.
한경협은 "AI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채용은 비용 및 시간을 절감해 효율성을 향상할 수 있다"며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원자의 직무적합도를 객관적이고 심층적으로 분석해 선발의 공정성과 효과성을 제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공개채용보다 수시 채용 방식을 활용하겠다는 기업 비율도 늘었다. 기업 10곳 중 6곳(58.5%)은 올해 상반기 대졸 신규 채용에서 수시 채용 방식을 활용하겠다고 답했다. 지난해 상반기 응답률(57.1%)과 비교해 1.4%포인트 증가했다.
기업들은 신규 채용과 관련한 애로사항으로 '적합한 인재를 찾기 어려움'(27.2%)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채용 후 조기 퇴사자 발생'(24.9%), '채용 과정에서 이탈자 발생'(21.1%) 등 순으로 답변이 많았다.
대기업의 구인난은 확대되는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구인했으나 채용하지 못한 인원은 2만3000명으로, 2020년(1만3000명) 대비 2배 가까운 수준이다.
지난해 대졸 신규 입사자 25.7%는 이미 경력이 있는 '중고 신입'인 것으로도 확인됐다. 이는 2022년 대졸 신규 입사자 중 중고 신입의 비중(22.1%)보다 3.6%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중고 신입의 평균 경력 기간은 1년 4개월이었다.
사실상 경력이 있는 신규 입사자 가운데 1∼2년의 경력을 보유한 이들이 52.6%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그 뒤로 6개월∼1년(32.8%), 2∼3년(6%), 3년 이상(5.2%), 6개월 미만(3.4%) 순이었다.
기업들은 신규 채용 증진을 위한 정책과제로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 투자·고용 확대 유도'(35%)가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고용 증가 기업 인센티브 확대'(31.6%), '신산업 성장동력 분야 기업 지원'(9.8%) 등을 지목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기업들은 수시 채용 확대, 중고 신입 채용 확대, AI 기술 도입 등 적합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기업 인센티브를 확대해 고용 여력을 확충하고 현장에 적합한 인재 육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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