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까지 세습 논란…"소림사 주지, 아들에 승계" 소문

소림사 "사실 무근, 사법 당국에 신고"

쿵푸의 발원지로 여겨지는 중국 소림사가 세습 논란에 휩싸였다. 스융신(釋永信·59) 스님이 방장(주지)스님 자리를 아들에게 물려준다는 소문이 돌면서다.

소림사 스융신 방장 스님 [사진 출처=EPA]

최근 들어 중국 1인 미디어를 중심으로 스 방장이 아들 스정언(釋正恩)에게 방장 자리를 승계했다는 이야기가 퍼졌다. '포얼다이(佛二代·재벌 2세를 뜻하는 푸얼다이에서 따온, 사찰 주지 2세를 비꼬아 부르는 말)의 현신(現身)-스융신 아들 스정언이 의발(衣鉢)을 물려받았다'라는 자극적인 문구와 함께 부자의 사진이 함께 돌았다.

소림사 측은 즉각 부인에 나섰다. 최근 성명에서 "스융신 방장과 관련한 소문은 악의적으로 날조된 것이고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하면서 "스 방장 명성에 악영향을 끼쳤을 뿐 아니라 소림사에도 심각한 손해를 입혔다"고 지적했다. 경찰에 신고해 소문의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스 방장은 1965년 안후이(安徽)성에서 태어나 1987년 소림사 역사상 최연소 방장이 됐다. 미국 경영학 석사(MBA) 출신으로 1999년부터 소림사 운영을 맡아 쿵푸쇼와 영화 촬영, 소림사 기념품 판매, 해외 복합문화단지 건설 등 각종 수익사업을 벌여 '불교를 수단으로 돈을 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또 여러 명의 여성과 관계해 두 딸을 낳았다는 소문에 휘말리기도 했다.

소림사는 서기 495년에 세워진, 1500년이 넘는 고찰이다. 소실산(少室山) 안쪽 숲에 있는 절이라는 뜻이다. 6세기에 선종(禪宗)을 창시한 달마대사의 수행지로 선종의 총본산이자 소림무술의 발원지이다. '소림 실업'이라는 회사를 차린 뒤로는 수익화에 열을 올렸다. 회사 이름으로 등록한 상표만 600개가 넘는다. 이에 본질을 잊고 돈벌이에만 몰두하는 분위기를 두고 '소림사 현상(現像)'이라는 말도 나왔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