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찾겠다 다짐. 약속 지키러 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천안함 피격 사건 14주기를 하루 앞두고 당시 희생된 용사들을 기렸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을 참배한 뒤 천안함 46용사 묘역, 고(故) 한주호 준위 묘역 등을 참배했다.
천안함 피격사건은 2010년 3월 26일 백령도 서남방 2.5km 해상에서 경계 임무수행 중이던 해군 제2함대사 소속 천안함(PCC-772)이 북한 잠수정의 기습 어뢰공격으로 침몰해 승조원 104명 중 46명이 전사하고 58명이 구조된 사건이다.
그는 한주호 준위 묘역을 참배한 뒤 눈시울을 붉혔다. 방명록에는 "천안함 46용사의 나라사랑 마음과 고귀한 희생을 우리는 영원히 잊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남겼다.
이 전 대통령은 천안함 묘역을 참배한 뒤 황원채 국립대전현충원장과 함께 용사들의 묘비를 일일이 확인했다. 황 원장으로부터 용사들의 유가족 근황 등을 들은 이 전 대통령은 묘비를 쓰다듬으며 "이분은 자식이 많았네. 자식들은 지금 잘 지내고 있습니까" 등의 질의를 했다. 이어 "우리 군이 이렇게나 많이 희생됐는데 이걸 두고 조작이라니…"라며 혼잣말했다.
이날, 이 전 대통령은 고(故) 한주호 준위의 묘역 앞에서 "한 준위 눈에 선하다. 작전 당시에도 봤었는데…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연평도 포격전에서 전사한 고(故) 서정욱 하사와 문광욱 일병의 묘소 앞에서는 "그냥 휴가 나와도 됐을 텐데 나라 지키겠다고…장하다"고 말하며 묘비를 쓰다듬었다.
이명박 정부 당시 인사들과 묘역을 이동하며 청년 문제, 출생률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어른들이 볼 때 나라가 이만큼 잘살게 돼 걱정이 있겠느냐고 하지만 청년들은 청년대로 고민이 많다"며 "서로를 이해해야 한다"고 재차 화합을 강조했다.
이날 참배에는 정정길·하금열 전 대통령 실장, 이재오 전 특임장관, 김경한 전 법무부 장관, 현인택 전 통일부 장관,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 홍상표 전 청와대 홍보수석, 장다사로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등이 함께했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인 2010년 북한의 무력 도발로 전사한 장병들의 고귀한 희생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며 통일이 되는 날까지 매년 전사자 묘역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재임 당시는 물론 2013년 퇴임 후에도 매년 대전현충원을 찾았다.
수감 기간인 2018년부터 2022년까지는 이명박 정부 인사들이 대신 참배했다. 2022년 12월 사면 이후 지난해 첫 공식 일정으로 현충원을 찾은 바 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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