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에서 최근 급등 중인 원자재 가격이 추가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산업·소비 부문이 호조를 보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골드만삭스의 사만다 다트, 단 스트루이벤 등 분석가들은 지난 24일(현지시간) 투자자 메모에서 금리 인하에 따른 차입 비용 하락, 제조업 회복, 지속되는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여파로 원자재 가격이 올해 15%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구리, 알루미늄, 금, 석유의 오름세가 예상됐다. 연말까지 구리는 t당 1만달러, 알루미늄은 t당 2600달러, 금은 온스당 2300달러로 전망됐다.
올 들어 원자재 시장에서는 이른바 ‘에브리싱 랠리’가 펼쳐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유 가격은 주요 생산국의 감산 합의 연장, 글로벌 수요 증가 전망에 배럴당 80달러 선을 회복했다. 금 가격은 사상 최고가인 온스당 2200달러를 돌파했다. 구리 가격은 공급 우려 속에 최근 6주간 10% 넘게 뛰며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이는 모두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심리 확대, 달러화 약세 등의 여파다. 중국이 경기회복을 위한 추가 지원을 예고한 것 역시 원자재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골드만삭스는 “경기침체가 아닌 환경에서 미국의 금리 인하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구리, 금과 같은 금속이 가장 급등하고 원유가 그 뒤를 이었다”면서 “중요한 것은 완화된 금융 여건으로 성장 충격이 걸러지는 것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을 강화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맥쿼리그룹 역시 공급 부족, 세계 경제 개선 등에 힘입어 원자재 시장이 상승 사이클에 진입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칼라일 그룹의 제프 커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가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리는 주요 요인이라고 짚었다. JP모건은 원자재 중에서도 특히 금이 상승 여력이 있다고 내다봤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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