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소청과를 '동냥진료과'로 전락시켜"
"복지부 내 '소아청소년 의료과' 신설해야"
대한아동병원협회가 의대 정원 확대 등 정부의 의료개혁이 소아청소년과의 몰락을 가속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용재 대한아동병원협회장이 21일 경기 의정부시 튼튼어린이병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소아청소년과의 문제점을 설명하고 있다./사진= 최태원 기자 peaceful1@
최용재 대한아동병원협회 회장은 지난 21일 경기 의정부시 튼튼어린이병원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정부가 소아청소년과를 동냥진료과로 전락시켰다.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한다고 했는데, 오히려 소아청소년과의 동냥진료과로의 변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 같다"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기피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도 정부는 해결하겠다는 의지보다는 임시방편적 처방만을 내놓고 있다"고 했다.
그는 "보건복지부가 현재 2주 이상으로 규정돼 있는 인턴의 소아청소년과 최소 의무 수련 기간을 4주 이상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전공의 연차별 수련 교과과정 개정안을 발표한 것이 가장 대표적"이라며 "이는 소아청소년과의 붕괴를 기정사실로 한 보건정책 수립으로 무책임한 비전문행정가의 작태이자 땜방 정책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이어 "소아청소년과가 완전 폐쇄될 것이라는 기본 전제하에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 간판만 형식적으로 유지하려는 정책에 불과하다"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양성이 아닌 인턴 기간을 늘리는 것으로 소아 중환자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인지 정부에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소아 의료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일반 중환자실 전담으로 배치된 전문의가 소아 중환자실 환자를 돌볼 수 있도록 한 방안도 문제로 지적했다. 최 회장은 "도대체 정부가 소아청소년과의 역할과 기능을 무엇으로 생각하고 있길래 일반 중환자실 전담으로 배치된 중 전문의가 소아 중환자실 환자를 돌보는 업무를 수행하게 했는지 의문이 크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정부의 소아청소년과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최근에 벌어진 일이 아니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정부의 약가정책으로 아동 필수약은 성인용을 소분해 처방, 복용되고 있다"며 "아동의 약 복용은 아동이라는 특성을 고려해 시럽 등이 가장 투약에 유용한데 시럽은 커녕 수십년간 성인용 알약을 아동에 맞게 잘라서 처방 복용하고 있다"고 했다.
대한아동병원협협회가 아동용 처방약 공급을 정부에 여러 차례 건의했지만,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도 전했다.
최 회장은 소아청소년 분야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선 복지부 내 '소아청소년 의료과'를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진정으로 소아청소년 분야 필수의료를 살리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복지부 내 소아청소년 의료과를 신설해 성인과는 별도로 아동 정책을 수립, 실천하고 어린이 건강 기본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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