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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에 쏠린 눈… 일시 귀국 ‘이종섭 조사’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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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시일 내 조사 사실상 어려운 상황… 4월 중 조사 가능성
가용 인원 모두 동원 여부 ‘수사 분수령’… 李 "소환조사 기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의 핵심인물인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방위산업 주요 6개국 주재 공관장회의 참석을 위해 일시 귀국한 가운데, 이 대사가 국내에 체류하는 기간 중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그를 소환해 조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으로 수사받는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21일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으로 수사받는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21일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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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법조계 안팎에서는 아직 기초 조사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공수처가 의혹의 정점인 이 대사를 소환해 유의미한 조사를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사는 국방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7월 집중호우 때 해병대 수사단이 실종자를 수색하는 과정에서 순직한 채모 상병과 관련된 수사를 진행한 뒤 관련자들에게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 사건을 경찰에 이첩하려 할 때 결재를 번복해 수사단에 이첩하지 말 것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수처는 지난해 9월 이 대사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한 뒤 고발인 조사만 진행하고 올해 초 관련자들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후 압수물 분석에만 집중하면서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등 의혹에 연루된 이들에 대한 조사를 일절 진행하지 않았다.


공수처는 이 대사가 호주대사에 지명돼 출국금지 해제 요청을 하자 그제야 소환조사를 했지만, 기본적인 조사가 안 된 상황에서 큰 소득을 얻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공수처가 국방부 검찰단·조사본부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들이나 이 대사가 이달 7일 조사 과정에서 제출한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 작업도 마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처럼 공수처가 조사를 위한 채비도 갖추지 못한 사이 이 대사는 "체류 기간에 공수처 조사를 받을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공수처가 출국금지를 연장하면서 조사가 필요하다고 해 왔고, 충분한 조사 준비기간이 있었으니 이번에는 당연히 공수처가 소환조사를 진행할 것을 기대한다"고 오히려 공수처를 압박하고 나섰다.


법조계에선 조사를 위한 기초적인 준비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한다는 것은 사실상 무의미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부장검사 출신 A 변호사는 "압수물 분석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소환조사를 한다는 것은 피의자에게 이렇다 할 핵심 증거가 없다는 것만 보여주는 것"이라며 "압수수색을 하고 두 달여가 지났는데 압수물 분석을 마치지 못했다는 것은 손을 놓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수사에 진척이 없는 상황에서 이른 시일 내 이 대사에 대한 소환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하지만 이 대사가 이달 25일 방산협력 주요 6개국 공관장 회의, 다음 달 22일부터 26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재외공관장 전체회의, 이후 열릴 호주와의 외교·국방 2+2 협의 일정까지 소화해야 하는 것은 공수처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대사가 예정된 일정을 모두 소화할 경우 5월 초까지도 국내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 공수처는 검사 정원 25명 중 20명만 채워진 상태인 데다, 처장과 차장 등 지휘부 공백 상태가 두 달째 이어지고 있고 사건을 수사 중인 수사4부(부장검사 이대환) 소속 평검사 4명이 감사원 표적 감사 의혹도 수사하고 있어 인력 운용이 빠듯한 상황이다.


결국 공수처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인력을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외압 의혹 수사에 투입해 수사 속도를 높일 수 있는지가 이번 수사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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