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연내 3회 금리 인하 전망 유지
美 경제 연착륙 기대감 확산
실적 호조 마이크론, 반도체株 상승 주도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21일(현지시간) 일제히 상승 마감하며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날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3회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하고 미 경제 연착륙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기술주 중심으로 랠리가 이어졌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69.24포인트(0.68%) 뛴 3만9781.37에 거래를 마감해 역대 최고치를 돌파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4만 돌파라는 신기록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6.91포인트(0.32%) 오른 5241.53,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2.43포인트(0.2%) 상승한 1만6401.84로 역시 사상 최고점을 넘어섰다.
종목별로 반도체를 중심으로 기술주들이 급등했다. 마이크론은 전날 실적 호조에 14.13% 급등했다. 2011년 11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엔비디아와 인텔은 각각 1.18%, 0.52% 뛰었다. 이날 뉴욕증시에 상장된 레딧은 공모가 대비 48.35% 치솟았다. 애플은 미국 법무부가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에 4.09% 하락했다.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증시 상승의 촉매제로 작용했다.
Fed는 전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방기금금리를 기존 5.25~5.5%로 5연속 동결하는 한편 올해 3회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예상보다 뜨거운 인플레이션으로 Fed가 연내 금리를 2회 내리는 쪽으로 선회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Fed는 기존 3회 인하 전망을 유지했다.
여기에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지난 1, 2월 인플레이션 상승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히자 시장은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인 메시지로 받아들이며 크게 반색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때때로 울퉁불퉁한(bumpy) 길을 따라 2%를 향해 점진적으로 둔화하고 있다는 전반적인 이야기를 바꾸지는 못했다"며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계속해서 좋은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시적인 인플레이션 상승은 있을 수 있으나 추세적인 둔화 흐름을 바꾸지는 못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파월 의장은 또 "이번 사이클에서 정책금리가 정점에 달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어느 시점에 정책 억제를 되돌리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오는 6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전날 FOMC 이후 더욱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6월 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70% 넘게 반영하고 있다. FOMC 직전 60% 안팎에서 크게 상승했다.
미 경제 연착륙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Fed는 전날 분기별로 내놓는 경제전망요약(SEP)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4%에서 2.1%로 상향했다. 실업률 예상치는 4.1%에서 4%로 낮췄다. Fed가 가장 중시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2.4%에서 2.6%로 올려잡았다. 물가가 크게 오르지 않으면서도 견조한 경제 성장과 강력한 고용이 가능할 것으로 본 것이다.
프리덤 캐피털 마켓의 제이 우즈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사람들은 지금 Fed를 신뢰하고 있고 금리 인하가 다가오고 있다"며 "우리는 좋은 상황에 있고 시장은 연착륙을 믿고 있다. Fed가 무슨 말을 하든 시장의 귀에는 계속 음악으로 들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지나친 금리 인하 기대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케인 앤더슨 루드닉의 줄리 비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우리는 이것이 확실히 3~4회의 금리 인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며 "반대 의견이 충분하다. 2024~2025년 금리 책정 범위는 여전히 상당히 넓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 제조업 지표는 강세를 나타냈다. S&P글로벌에 따르면 3월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5로 지난달 52.2에서 상승했다. 전문가 전망치(51.8)를 웃도는 수준이다. 대표적인 경기 선행지표인 제조업 PMI가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낮으면 위축을 의미한다.
고용 시장 강세도 이어졌다. 이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3월10~16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건으로 시장 예상치(21만2000건)를 소폭 하회했다. 한 주 전 21만2000건(수정치)과 비교해도 적었다. 지난해 9월 중순 이후 20만건 언저리에서 움직이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기록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국채금리는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기준으로 전일 대비 3bp(1bp=0.01%포인트) 오른 4.64%를 기록 중이다.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27%로 전일과 비슷한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국제유가는 미국과 아랍 국가들의 가자지구 휴전 공감대 형성, 미국 휘발유 수요 감소에 약세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2달러(0.3%) 하락한 배럴당 81.07달러, 브렌트유는 0.17달러(0.2%) 내린 85.7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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