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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왕국 日]편의점 밥 맛있는 이유 있었다…식품업계 손잡고 해외 M&A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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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손잡고 통신사와도 협업
해외 M&A로 신시장 개척
중동·중화권 진출 활발

포화상태에 놓인 일본 편의점 업계의 선택은 두 가지로 좁혀졌다. 편의점이 아닌 다른 업계와 인수합병(M&A)이나 제휴를 통해 점포 가치를 질적으로 향상할 시너지를 모색하는 것, 그리고 출혈경쟁만 남은 국내시장을 탈출해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다.

편의점에 무엇을 더할까…제휴와 M&A로 시너지 모색
세븐일레븐 재팬과 이토요카도의 합작 매장 'SIP 스토어'. 점포 크기를 대폭 키운 것이 특징이다.(사진출처=세븐일레븐 재팬)

세븐일레븐 재팬과 이토요카도의 합작 매장 'SIP 스토어'. 점포 크기를 대폭 키운 것이 특징이다.(사진출처=세븐일레븐 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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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편의점은 삼각김밥, 도시락 등 즉석식품에 주력하고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 1인 가구의 증가로 집에서 재료를 사서 요리하는 인구가 계속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에서는 ‘신형 냉장고의 경우 냉장칸은 줄어들고 냉동고 칸이 커지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 기사가 나올 정도로 즉석식품이나 간편식에 대한 수요가 높다. 이에 편의점들이 가장 먼저 손을 잡는 것은 식품업계다.


업계 1위인 세븐일레븐 재팬은 식품 제조업체 63곳과 ‘델리카 푸드 협동조합’을 구성해 제휴를 맺었다. 63곳에서 제조하는 반찬, 도시락 등은 모두 세븐일레븐의 자체브랜드(PB) 상품으로 납품된다. 여기에 대형마트체인 이토요카도와의 협업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모회사 세븐앤아이홀딩스는 이토요카도를 소유하고 있는데, 이를 편의점과 결합해 신형 점포인 'SIP 스토어'를 선보였다. 편의점을 마트급의 대형 점포로 키우고 할인점에서 선보이는 박리다매 상품 대신 프리미엄급의 상품을 들여놓는 곳이다.

SIP 스토어는 먼저 편의점 일반 점포 1.5배 크기로 매장을 키웠고 냉동식품 등 즉석식품 수를 대폭 늘렸다. 고령화와 코로나19로 집 주변에서 소비가 이뤄지는 것에 착안한 것이다. 마트 체인 이토요카도의 신선식품 구성, 상품 취급 방법을 받아들여 편의점에서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훼미리마트는 물류 시스템 향상을 위해 코카콜라보틀러스재팬과 손을 잡았다. 일본에서는 트럭 등 운전수 인력이 부족한 가운데 이들의 주당 노동시간을 제한하는 새로운 제도 시행으로 물류 대란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이번 제휴를 통해 코카콜라보틀러스재팬은 자사 상품 운반 트럭을 사용해 훼미리마트의 각 상품을 매장에 전달한다. 벌써 가나가와현 훼미리마트 240곳은 코카콜라의 트럭으로 상온 상품을 배송받기 시작했다.


타업종과의 시너지 모색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지난달 6일 일본 통신업계 2위 기업 KDDI는 4월 편의점 업체인 로손 주식을 공개매수한다고 발표했다. 미쓰비시상사는 로손의 주식 50%를 가지고 있는데, KDDI가 나머지 50%를 사들여 공동경영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KDDI가 주식 매수에 쓸 투자금은 4971억엔(4조3977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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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언론도 이는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보통 편의점은 탄탄한 유통망을 가지고 있어 납품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상사와 M&A를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일본 훼미리마트의 경우 2020년 이토추상사의 공개매수를 통해 비상장사로 전환됐고, 로손과 미쓰비시상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통신사업자가 왜 편의점 사업에 뛰어드느냐로 일본에서도 부정적인 관측이 잇따랐지만 로손은 KDDI의 통신기술을 이용해 사업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로손은 앞으로 식료품이나 일용품을 즉시 배달하는 퀵커머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생각이다. 이미 세븐일레븐 재팬이 퀵커머스 '세븐 나우'를 선보이며 업계 선두로 치고 나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로손도 전국에 깔린 편의점 유통망과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켜 이 경쟁에 참여하겠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차세대 편의점을 만들기 위한 원격 접객 서비스 개발이다. 로손은 향후 편의점에서 금융 서비스나 고령자들의 복약지도 등의 창구를 제공하는 종합 서비스업체로 기능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이런 전문 서비스는 일반 아르바이트생으로는 대응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KDDI의 디지털과 통신 기술을 살린 원격 창구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일본 시장 포화에 해외 M&A로 눈 돌려

둔화한 국내 시장을 뒤로하고 현재 일본 편의점 업계는 적극적인 해외 M&A를 통한 신시장 개척을 모색하고 있다. 원래는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점포를 선보이고 있었으나 최근에는 중동이나 중화권 국가로도 진출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1월 미국의 석유 판매 중견 회사인 스노코LP와 M&A를 통해 이곳의 주유소에 위치한 편의점 204곳을 취득했다. 미국에서의 입지를 계속 굳혀나가는 것이다. 또한 2022년 1월12일 해외 사업을 위한 세븐일레븐 인터내셔널을 구성하고 지난해 2월 기존에 M&A를 맺은 베트남 기업에 대한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 이 밖에도 지난해 1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1호점을 냈고, 향후 5~6년간 이스라엘 전역에 매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2025년도까지 일본과 미국을 제외한 지역에서 5만점 이상을 출점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중국의 로손 점포.(사진출처=로손)

중국의 로손 점포.(사진출처=로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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훼미리마트는 대만에 주력하고 있다. 1988년 대만 진출을 시작으로 2022년 4000곳 출점에 성공했다. 훼미리마트는 대만 이외 다른 곳들에서는 경쟁력을 그다지 갖지 못했다. 1990년 한국 진출은 2014년부로 철수해야 했고, 2004년 미국 사업도 2015년에 접었다. 이에 아예 대만 현지화를 전략으로 내세워 점포 확대에 나서는 중이다.


로손은 1996년 일본 편의점 최초로 중국 상하이에 진출했다. 현재는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미국 하와이에 6000곳 이상을 출점했다. 특히 주요 타깃은 중국인데, 일본 내 사업과 버금가는 규모의 자산을 해외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중기 경영계획 ‘챌린지 2025’에 따르면 로손은 2025년 중국에 점포 1만곳을 내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PB 강화, 기본 품목의 재검토에도 나선다.

편집자주'편의점 왕국' 일본이 편의점 과잉경쟁에 들어간 한국에 경고장을 날리고 있다. 일본 편의점의 역사는 1970년대 시작해 벌써 반세기를 넘었다. 백화점은 없어도 편의점 없는 지역은 단 한 곳도 없을 정도로 점포 수도 많다. 그러나 지금은 위기 상황이다. 시장이 포화상태를 맞으며 신규 출점수는 급감하기 시작했고, 높아진 임대료와 인건비, 내수시장 위축 등의 외부 요인이 작용하면서 업계의 황금기도 저물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어느새 일본 편의점 수를 추월한 한국은 과잉경쟁으로 저물어가는 일본 시장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 일본의 편의점 역사와 위기 상황에 놓인 기업들의 전략들을 살펴보며 한국 편의점 업계의 생존 전략을 모색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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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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