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백기(군대+공백기)가 무색하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음악전문매체 빌보드는 군 복무 중인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정국은 빌보드 메인 차트 ‘핫100’에 솔로 앨범 ‘GOLDEN’으로 19주 연속 차트인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그 전주 ‘빌보드 200’에는 방탄소년단이 2018년 발표한 정규 3집 ‘LOVE YOURSELF 轉 'Tear'가 92위로 재등장해 화제가 됐다. 지난 15일엔 멤버 뷔가 신곡 ‘FRI(END)S’를 발표했고, 오는 28일 제이홉은 다큐멘터리 ‘HOPE ON THE STREET’ 공개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8월 입대한 배우 이도현은 1000만 관객을 눈앞에 둔 영화 ‘파묘’로 군 복무 중 톱스타로 발돋움했다. 그는 입대 전인 2022년 ‘파묘’와 넷플릭스 ‘더 글로리’, JTBC 드라마 ‘나쁜엄마’를 동시에 촬영했다. 해당 작품들이 공개와 동시에 연이어 화제가 되면서 대중들은 그의 군백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입대 공백을 완전히 지우고 있는 방탄소년단과 이도현 등의 활약에서 볼 수 있듯, 최근 연예계에는 사전에 여러 콘텐츠를 완성해 입대 후 순차 공개하며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도록 활동하는 스타들의 전략이 일반화되는 추세다.
과거 스타에게 군 복무를 위한 입대는 사실상의 활동 중단이자 반 은퇴와 같은 결정으로 통용됐다. 때문에 입대를 가급적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루거나, 피하기 위한 행보로 논란과 비난에 휩싸인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과거 36개월에 달했던 복무 기간이 육군과 해병대 기준 18개월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면서 최근에는 자발적으로 입대를 선택하는 스타들이 늘어나고 있다.
현재 병역법에 따르면 만 28세 이후 입영을 연기하는 것은 엄격히 제한되고 있다. 질병이나 심신장애, 가족 사망 등 불가항력적인 특별 사유가 아니라면 입대를 늦출 수 없다. 다만 연예인의 경우 만 28세 이후부터 만 30세 이전까지 한류에 기여하는 해외 활동을 전제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추천과 병무청의 승인을 거쳐 입영을 연기하고 출국할 수 있다. 개정 병역법은 연예인의 입대 시기를 만 28세에 집중되도록 조정해왔다.
활동 시기와 입대 시기가 겹치는 남자 스타들에게 입대는 치명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 자진 입대를 선택해 만 28세 이전 군 복무를 결정하는 스타들의 결정 배경에는 군 복무에 대한 인식 변화와 병역문제에 대한 국민 정서가 자리 잡고 있다. 병역 기피 논란으로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었던 유승준(스티브 유), MC몽 등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병역문제는 향후 활동과 직결되는 문제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병역 이행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한, OTT와 온라인 플랫폼 등 콘텐츠를 통한 지속적 노출이 가능해져 스타의 군백기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게 된 것도 입대 요인이다. 일례로 그룹 엑소 백현은 군 복무를 하는 동안 매월 17일 오후 7시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영상을 게시했다. 그는 자리를 비운 기간 업로드할 21개의 콘텐츠를 미리 촬영해 지혜롭게 군백기를 메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군 복무기간이 단축되고, 병역의무를 성실히 이행했을 때 이미지 쇄신과 호감도가 상승하는 등 기대효과가 더 크다는 인식이 있다. 이제는 입대를 굳이 미루거나 피하지는 않는 추세”라며 “살인적인 스케줄에 시달리는 스타의 입장에서 오히려 규칙적인 생활이 가능한 군 복무를 통해 휴식과 재충전 기간으로 생각하고 자발적으로 입대를 추진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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